행정도시 합헌결정이후 공주·연기 르포

'합헌 환영' 현수막도 없이 차분
거래허가등 규제로 중개업소 절반이상 문닫아
내달 토지보상 본격화땐 시장 활성화 전망도
대전 노은등 주변지역 후광효과 기대감에 들썩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예정지역인 충남 연기군 남면 시내. 헌법재판소의 특별법 합헌 판결에도 불구하고 시가지는 차분하기만 하다.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예정지인 충남 연기군 남면 시내. 20여곳의 중개업소가 들어서 있지만 토지거래 규제로 외지인의 발길이 끊기면서 절반 이상이 여전히 문을 닫은채 개점휴업 상태다.

경부고속도로를 벗어나 천안-논산간 고속도로로 접어들자 차량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정안IC를 벗어나 대전 방면으로 20여분을 더 가서야 남면에 이르렀다.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중심지다. 다음달로 예정된 토지보상을 앞두고 시내에는 최근 W은행 지점 개설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붙어있다. 하지만 주민들의 표정에서는 미래의 행정중심지가 될 것이란 기대감은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 24일 헌법재판소의 합헌판결을 환영하는 플래카드 하나 볼 수 없다. 이지역 국사공인 전제두 사장은 “몇 달을 놀다가 오늘에야 문을 열었다“며 “헌법재판소의 판결로 개발에는 속도가 붙겠지만 이삼중 규제 때문에 앞으로도 거래가 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보상 본격화되면 거래 살아날까= 남면소재지에 있는 부동산중개업소는 줄잡아 20여곳에 이른다. 하지만 평일 낮임에도 한집 건너 한곳은 아예 문이 닫혀 있다. 그나마 문을 열어놓은 중개업소들 역시 텅 비어있긴 마찬가지다. 거래는 아예 없다는 것이다. 이지역 B공인 관계자는 “6개월전부터 아예 거래가 끊기면서 대부분 중개업소가 아예 문을 닫아걸었다”고 전했다. 이미 몇 년전부터 상당수 땅이 외지인 소유로 넘어간데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거래 자체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지역 중개업계는 보상이 본격화되는 다음달 중순 이후에야 거래가 살아나지 않겠느냐는 반응이다. 국사공인 전제두 사장은 “정부 보상금이 나와야 대토(代土) 수요라도 생길 것”이라며 “그나마 주변 땅값이 너무 올라 그마저도 큰 기대를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음달부터 시작될 한국토지공사의 토지보상 작업도 순탄치는 않아 보인다. 정부에 더 높은 보상가격을 요구하는 일부 주민들의 반발이 벌써부터 표면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땅값 너무 올라 섣부른 매수는 위험= 지난 2003년 행정중심복합도시 개발 계획이 나오면서 행복도시 주변지역인 연기군 동면ㆍ서면일대 땅값은 적어도 4~5배는 올랐다는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평당 10만원이 채 안되던 도로변 전답이 지금은 45~50만원으로 값이 치솟았다. 교차로 주변의 전답은 평당 150만원을 호가하는 매물도 수두룩하다. 이지역 한국자산관리컨설팅 홍성철 사장은 “값이 너무 뛰다보니 주민들의 기대심리만 커졌다”며 “거래도 없이 가격에 거품만 잔뜩 낀 상태”라고 전했다. 한 지역주민은 “주변지역이나 신났다”며 “보상을 받는다고 해도 주변 땅값이 너무 올라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상이 본격화되면 값이 더 오를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막대한 보상금이 풀리는 만큼 그 돈이 인근 지역 부동산으로 흘러들어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K공인 관계자는 “모든 개발이 그렇듯 구체적인 그림이 그려질수록 땅값이 뛰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주변 택지지구도 후광효과 기대감= 남면에서 차량으로 20여㎞를 더 내려가면 대전 노은지구다. 행정중심복합도시에서 거리상으로 가장 가까운 대규모 택지개발지구라는 점에서 최대 수혜지역으로 꼽히는 곳이다. 이 지역 아파트시장도 정부의 8ㆍ31부동산종합대책의 여파로 아직은 조용하다. 8단지 새미래아파트와 9단지 금성백조아파트는 8.31대책 이전에 비해 1,000만~2,000만원 정도 떨어져 있다. 하지만 일부 단지는 최근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행복도시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지역 N공인 관계자는 “11월 들어 집값이 회복세로 돌아서는 분위기”라며 “행정도시 보상금이 풀리기 시작하면 집값 상승폭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상가 경기도 살아날 것으로 지역 중개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노은지구 중심상업지구에서 식당을 영업중인 박모씨는 “신규택지개발지구임에도 상권이 빠른 속도로 형성되고 있다”며 “최근 서울 등 외지인들의 발걸음이 잦아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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