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세안 FTA '상호주의' 적용 않는다

"활용률 38%서 더 높여야" 정상회의서 합의키로

우리 정부와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6개국은 한ㆍ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활용률이 38%에 불과한 점을 감안해 상호주의 조항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데 합의할 예정이다.

상호주의 제도는 FTA 체결로 특정 품목의 관세를 철폐하기로 합의했더라도 상대국이 민감품목으로 분류하면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상대국도 해당 품목을 민감품목으로 분류할 수 있는 것으로 무역자유화 정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9일 청와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브루나이·라오스·말레이시아·싱가포르·베트남 등 아세안 6개국과 상호주의를 적용하지 않기로 합의할 예정"이라며 "다른 아세안 국가들과는 투명성을 강화하고 적용범위를 축소하기로 합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11~12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이같이 합의할 예정이다.

또 무역원활화 분야에서는 전자원산지증명서 인정, 투명성 제고, 사전심사제도 도입 등 수출기업의 편의를 위한 규정도 도입하기로 했다.

아울러 아세안 회원국 중 교역이 많은 싱가포르·베트남·인도네시아 등과는 양자 FTA를 통해 개별적으로 자유화율을 상향 조정할 방침이다.

안 수석은 "이번 한ㆍ아세안 정상회의를 활용해 참석한 정상 모두와 양자회담을 하면서 경제협력 강화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라며 "아세안 상당수 국가에서 전력·철도 등 주요 국가 인프라 수요가 많은 만큼 우리 기업의 이들 분야 진출을 적극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과 정상회담을 열어 동양강철이 브루나이에 7,000만달러 규모의 알루미늄 공장을 건설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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