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시된 정량보다 적게 주유하는 주유기 조작 프로그램을 이용해 수십억원을 챙긴 제조·판매업자와 주유소 대표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주유기 조작 프로그램 개발을 의뢰하고 판매한 혐의(사기 등)로 구모(53)씨와 개발자 김모(59)씨, 판매 알선책 신모(45)씨 등 3명을 구속하고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은 또 프로그램을 구매한 주유소 대표 임모(53)씨 등 2명을 구속하고 2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구씨 등은 김씨가 개발한 조작 프로그램을 담뱃갑 크기의 휴대용 기기에 저장해 전국 주유소 20곳의 주유기 60여대에 직접 이식해주고 대가로 한대당 200만~300만원을 받아 총 1억6,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한국석유관리원의 단속 기준인 20ℓ까지는 정상적으로 주유되도록 하고 전원을 껐다가 켜면 주유기가 정상 작동하도록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등 단속에 치밀하게 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유소 대표들은 구씨 등에게서 구매한 조작 프로그램을 이식해 지난 8개월간 82억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