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가 14일(현지시간) 소마 탄광 폭발사고 현장에서 “이런 사고는 일어나곤 하는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은 에르도안 총리가 이날 “탄광에서 (폭발) 사고가 아예 발생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는 “‘업무상 재해’란 말도 있지 않은가. 사고는 다른 작업현장에서도 일어난다”며 “영국에선 1862년에 204명이, 1866년엔 361명이, 1894년엔 290명이 죽는 (탄광) 사고가 있었다”고 해외 사례까지 들먹였다.

에르도안 총리의 이러한 발언은 기자회견장 근처의 유족 수백 명과 시위대를 격분케 했다. 에르도안 총리는 시위대와 유족들이 몰려들자 인근 수퍼마켓으로 피신했으며, 일부는 총리의 차를 발로 차기도 하고 총리를 향해 ‘살인자’ 또는 ‘도둑놈’이라고 비난했다. 소마 시내에서도 에르도안 총리의 정의개발당(AKP) 본부로 몰려가 돌로 창문을 깨는 등 시위를 벌였고, 경찰은 최루탄까지 동원해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AFP통신은 에르도안 총리가 그간 터키 탄광업계와 유착 관계에 있다는 의혹을 전하며 “사고의 심각성을 경시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AP 통신도 “완전히 감을 잃었다(tone-deaf)”고 꼬집었다.

지난달 29일에도 야당인 공화인민당(CHP)이 소마 탄광에 대한 안전 조사를 요구했지만 에르도안 총리의 AKP는 이를 부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