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한 권력을 가진 왕이 학자들을 불러 세상의 모든 지혜를 담은 책을 펴내라고 명령했다. 학자들이 세상의 지혜를 모두 담은 열 권의 책을 완성해서 왕에게 바쳤는데 왕은 너무 많다고 줄이라고 명령해서 다시 한 권으로 또다시 한 장으로 줄여서 왕에게 바쳤다. 그러나 왕은 단 한 문장으로 표현하라고 명령했다. 학자들이 연구해서 단 한 문장으로 표현한 것이 “세상에 공짜란 없다”였다는 이야기를 책에서 읽으면서 공감한 적이 있다.
필자가 3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면서 느낀 것이 바로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불공평한 사회라도 자기가 일한 만큼 노력한 만큼 대가가 돌아온다. 올바른 행동에도 대가가 있고 잘못된 행동에도 대가가 있다. 또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아도 대가가 있다. 모든 선택에는 대가가 있고 그 선택의 대가는 그것을 얻기 위해서 포기한 무엇인가의 가치, 즉 기회비용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회사가 2년 전에 어려움을 겪었던 일이 있었다. 회사를 살리기 위해서 임직원 모두가 급여의 일부를 반납하는 등 피나는 노력과 희생을 감수했다. 회사는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고 반납했던 급여를 돌려주면서 잃는 것이 있으면 얻는 것이 있고 세상에 공짜란 없다는 것을 몸소 뼈저리게 느낀 일이 있었다.
한편 우리 주위에서는 공짜 좋아하다가 낭패를 본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로또 당첨으로 갑작스럽게 찾아온 부 때문에 오히려 삶이 피폐해진 경우가 많다는 보도를 보면서 머리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갑자기 돈벼락을 맞고 나서부터 가족ㆍ친구ㆍ친척관계가 엉망이 된 경우, 심지어는 피살돼 목숨을 잃는 경우 등 전보다 불행해진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신이 질투하고 시기하는 것일까, 아니면 노력 없이 벼락부자가 된 사람에게 불행이라는 대가를 치르게 해서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것을 가르치는 것인가.
미국 소비자연합과 재정계획위원회는 “수천달러 이상의 재산을 모으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21%의 미국인이 로또 복권을 골랐다”고 발표했다. 공짜 없는 세상 미국에서 미국인의 20%가 로또에 인생을 건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저축을 부자가 되는 방법이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55%여서 다행”이라고 발표한 것을 보면서 착실히 저축하겠다는 사람이 많은 것에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리스 신화를 보면 저승길의 늙은 뱃사공 카론은 동전 한 닢이라도 받아야 망자(亡者)를 저승길로 인도하는 배를 태워줬다고 한다. 그래서 고대의 그리스인들은 망자의 입에 동전을 물렸다고 한다. 우리의 경우도 망자에게 노잣돈을 놓는 풍습이 있다. 저세상에도 공짜는 없다는 이야기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