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구-한화 김승연·임종인-삼성 이건희등 증인 신청등 통해 수년 동안 집요하게 공격 개인적 악연서 정당 특성까지 이유도 다양
입력 2006.09.20 16:51:20수정
2006.09.20 16:51:20
일부 의원, 국정감사 기업인 증인 채택 특정인 겨냥 눈총
이종구-한화 김승연·임종인-삼성 이건희등증인 채택 가능성 희박 불구 집요하게 공격"인지도 높이려 기업총수 끌어들인다" 지적도
홍재원 기자 jwhong@sed.co.kr
국정감사의 증인 신청을 놓고 여야 공방 속에 일부 의원들이 특정 기업인을 지나치게 겨냥해 눈총을 사고 있다. 특히 이들 의원이 해당 기업인과의 개인적인 악연이나 대중적 인기를 의식해 국감 현장으로 끌어내려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0일 한나라당에 따르면 이종구 의원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삼년째 집요하게 공격하고 있다. 주변 의원들은 이와 관련, "이종구 의원 의정활동의 상당부분이 김승연 공격인 것 같다"고까지 말한다. 표면적 이유는 한화의 대한생명 인수과정에서 로비 의혹이 있다는 것. 하지만 속내는 복잡해 보인다.
이 의원 측에 의하면 이 의원은 지난 2001년 한화가 대한생명을 인수할 때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에 재직 중이었다. 그는 당시 인수 사유 부적격을 주장하며 한화의 인수를 반대해 결제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이 의원은 자리에서 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관가 일각에서는 이 의원이 과거 한화의 대생 인수건 때문에 좌천됐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그는 올해도 김 회장을 국감 증인으로 신청, '저격수'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개인적인 악연이 의정활동에 이 같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임종인 열린우리당 의원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법사위 증인으로 신청했다. 에버랜드 전환사채 불법증여 의혹이 이유다. 하지만 그는 고려대에서 일어난 이 회장 학위수여 사건 때 "이건희 회장의 명예 철학박사 학위 수여에 대해 명백히 반대한다"는 성명에까지 동참했다. 한 측근은 "금융산업구조개선법 등 기업 관련한 모든 정책이 삼성 우선으로 만들어지는 것 같다는 게 임 의원의 문제의식"이라고 전했다. '재벌문제 개선'을 외치며 국내 간판 기업인을 국감장에 세워 인기를 끌려는 '전략적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민주노동당 의원들의 기업 총수 공격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이번 국감에서도 단병호 의원이 윤석만 포스코 사장을 환노위 증인으로 신청했다. 건설노조 사태에 대한 최고경영자(CEO)의 책임 문제를 따지겠다는 것이다. 노회찬 민노당 의원도 이건희 회장을 법사위 증인으로 신청했다.
그러나 각 상임위별 증인 채택 여부는 불투명하다. 소관 상임위 내에서도 기업 총수의 출석 가능성이나 실효성 등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상임위 관계자들은 다음달 11일로 예정된 국감 시작 직전에 증인 채택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경우 법사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은 물론 상당수 열린우리당 의원들마저 증인 채택에 반대하고 있어 증인 채택 가능성이 낮을 전망이다.
한 국회 상임위원장은 재벌총수 증인 신청과 관련, "의원들의 증인 신청 내용을 보면 '이유 있는' 기업인이 상당수 있지만 냉정하게 보면 기업 '길들이기'나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대기업 총수를 국감 현장으로 끌어내려는 경우가 적지않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09/20 16: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