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말 이후 이상 급등세를 보이던 주택 매매 및전세가격이 정부의 잇단 주택시장 안정대책으로 올 하반기에는 하향 안정세를 보일것으로 전망됐다.이런 분위기를 반영, 국토연구원은 올 하반기에 주택 매매가격은 0.3%, 전세가격은 0.5% 가량 내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다만 토지가격은 하반기에도 상반기에 비해 1% 가량 오를 것으로 보이나 물가상승률을 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 주택시장 어떻게 변했나
작년말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주택시장이 요동치면서 주택가격 상승세가 시작됐다.
올들어 지난 4월까지 주택 매매가격 상승률은 서울과 수도권이 각각 11.4%, 11.2%였다. 유형별로는 아파트의 상승률이 12%로 가장 높았고 규모별로는 소형 아파트가 12.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세가격도 만만치 않게 올라 서울과 수도권의 상승률이 각각 10.8%, 9.9%에 달했다. 이 기간 매매가격 상승률이 전세가격 상승률을 줄곧 상회했다.
그러나 지난 3월6일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대책이 발표되면서 이런 상승세가 꺾이기 시작했다.
보증부 월세를 포함한 월세전환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예컨대 전세비율은 작년말 58%에서 지난 4월 52.7%로 낮아진 반면 보증부 월세는 39.1%에서 42.6%로 높아졌으며 순수 월세도 3.0%에서 4.7%로 상승했다.
월세이율도 서울이 작년말 1.08%에서 지난 4월 1.06%로, 수도권이 1.14%에서 1.13%로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신규 분양시장 열기는 여전하다.
서울 동시분양 청약경쟁률이 지난 2월 1차 44.06대 1, 3월 2차 32.88대 1, 4월3차 79.87대 1, 5월 4차 76.9대 1, 이달 초 5차 83.6대 1로 크게 높아졌다.
이처럼 청약경쟁률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지난 2000년 3월 청약예금 및 부금 취급 기관이 확대되고 청약자격이 대폭 완화되면서 예금 가입자수가 급증했고 이들 가입자가 지난 3월부터 1순위 자격을 획득했기 때문이라고 국토연구원은 설명했다.
◆ 토지시장은 어떻게 변했나
토지가격은 지난 80년대 중반이후 연평균 20%이상의 급상승을 보이다가 92년부터 하락세로 반전돼 외환위기 직전까지 안정세를유지했다.
그러나 98년에 무려 13.6% 떨어졌으며 이후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여 지난 1.4분기에는 상승률이 1.76%에 달해 작년 한해동안 상승률(1.32%)을 웃돌았다.
그럼에도 지난 1.4분기 토지가격 지수는 93.5(95년말=100)로 97년말 101.3에도못미쳤다.
1.4분기 상승률을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3.00%로 가장 높았으며 인천 2.40%, 경기 2.28%, 충북 1.96%, 제주 1.31%, 부산 0.89%, 대전 0.83% 등의 순이었다.
용도별 상승률은 개발제한구역 대거 조정으로 녹지지역 2.3%, 주거지역 2.00%,상업지역 1.56%, 공업지역 1.19% 등이었다.
◆ 부동산시장 어떤 변화 있었나
작년말 이후 주택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으면서 이를 잡으려는 정부의 정책발표도 잇따랐다.
우선 정부는 지난 1월8일 서울시내 재건축 시기를 분산하고 투기를 억제하는 내용의 안정대책을 발표한데 이어 3월6일에는 투기 과열지구 지정, 선착순 분양억제,소형주택 50% 무주택자 우선분양, 분양권 전매제한 등을 골자로 한 이른바 `3.6조치'를 발표했다.
여기에 서울시도 4차 동시분양부터 아파트 분양승인 과정에서 구청장이 해당 업체에 원가내역을 공개토록 하고 분양가를 자율 조정토록 권고하고 있으며 이에 불응할 경우 국세청에 통보하고 있다.
또 한국은행도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구입 비중이 크게 높아짐에 따라 지난 5월1일부터 은행별 총액한도 배정시 차감항목인 가계대출 반영비율을 60%에서 80%로 높였으며 지난 5월7일에는 콜금리를 4.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주택공급량도 대폭 늘고 있다. 주택건설 실적(건축허가 또는 사업승인 기준)은2000년 43만3천가구에서 작년에 53만가구로 늘었으며 지난 1.4분기에는 14만1천가구가 건설돼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139.3% 증가했다.
건축기간이 짧은 다세대주택 건설비중이 높아진 것도 큰 특징이다.
전체 주택 가운데 아파트 건설비중은 99년말 85.3%에서 2000년말 76.5%, 작년말50.5%, 지난 1.4분기 43.8%로 낮아진 반면 다세대주택 건설비중은 99년말 4.4%에서2000년말 13.1%, 작년말 38.6%, 지난 1.4분기 46.0%로 상승했다.
◆ 하반기 주택.토지시장 어떻게 변할까
우선 하반기에 주택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은 전국적으로 각각 0.3%, 0.5% 가량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연구원은 1.4분기 경기회복세에 비해 주택가격이 과잉 상승했으며 이로인해조정성격의 하락장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신규 분양시장의 열기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어 아파트 매매 및 전세가격은각각 0.3%, 0.4% 가량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택시장 활성화와 거시경제의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1.4분기에 상승폭이 컸던 토지는 올 하반기에 1% 안팎의 상승이 전망된다. 그럼에도 물가상승률을 넘지는않을 것이라는 게 국토연구원의 분석이다.
주택 임대시장도 크게 변하고 있다.
임대사업의 중심이 자본이득에서 소득수익으로 옮겨가고 있으며 전세품귀가 지속되고 월세전환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임대사업 육성을 위한 부동산투자회사 활성화와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국토연구원은 지적했다.
국토연구원 윤주현 박사는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월세지불액 소득공제, 올해 말로 종료되는 최초 주택구입자금지원 지속, 전세금 지원 등의 정부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인교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