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종 법규책 출간한 직장인 법학박사, 김형준 아주캐피탈 차장


“전공을 살려 발전적인 일을 할 수 있어서 얼마나 즐거운지 모릅니다. 집필과 강연을 하면서 경험한 요약정리의 기술은 직장 생활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법학박사를 취득하고 대학에서 강연을 하는 것은 물론 7권의 책까지 발간한 ‘직장인’이 있다. 아주캐피탈 감사실에서 근무하는 김현준(사진·40) 차장이 그 주인공이다.

2001년 청주대학교에서 법학 석사를 취득하고 바로 아주캐피탈의 전신인 대우캐피탈에 입사한 김 차장은 졸업 7년 만에 다시 공부를 시작하겠다고 마음먹고 법학 박사에 도전했다.

그러나 직장인 신분으로 놓았던 학업을 다시 잡기는 쉽지 않았다. 연차를 쪼개 쓰며 어렵게 학업을 이어 나간 지 3년 만에 ‘중고자동차 매매에 관한 법적 연구’라는 논문으로 법학학사를 취득했다. 캐피탈업계에서 직접 보고 들은 중고차 금융 실무 경험이 논문의 토대가 됐다.

그의 도전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우연한 기회에 ‘대학에서 법학과목 강의를 해 보는 것이 어떻느냐’는 제안을 받고 2012년 충북 보건과학대학교 강단에 서게 된 것.

김 차장이 맡은 과목은 치과위생사나 임상병리사, 작업치료사가 반드시 치러야 하는 의료기사 국가시험에서 필수과목으로 지정돼 있는 의료관계법규였다. 김 차장은 “보충수업도 마다 않고 시험준비를 위해 열정적으로 수업에 임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며 “그런 학생들을 보며 매 강의 열심히 공부하면서 강연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이 통한걸까. 그는 학생들이 점수를 매기는 교수 평가에서 10점 만점에 가까운 9.8점을 받았다.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니 교재를 쓰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다. 김 차장은 “본분이 직장인이다 보니 책을 쓰기 위한 물리적인 시간이 턱없이 부족해서 업무 외 개인적인 약속은 일체 잡지 않고, 퇴근 후에는 새벽 1시까지 책을 쓰는 일에만 몰두했다”고 말했다. 매일 4시간만 자면서 글을 쓰기를 2년, 현재 그가 집필한 책은 자동차 관리법규, 의료기사를 위한 의료관계법규, 임상병리사를 위한 의료관계법규, 임상병리사를 위한 의료관계법규 문제집, 작업치료사를 위한 의료관계법규, 작업치료사를 위한 의료관계법규 문제집, 치과위생사를 위한 의료관계 법규까지 총 7권에 달한다.

김 차장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그는 망설임 없이 “법은 계속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제 그간 발간한 책들의 개정판 작업을 준비해야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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