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하락, 좋은것 만은 아니다?

급격한 하락 행진은 경기침체 우려 키워…50달러 이하면 위험


국제유가 하락, 좋은것 만은 아니다? 급격한 하락 행진은 경기침체 우려 키워…50달러 이하면 위험 전재호 기자 jeon@sed.co.kr 관련기사 • [심층진단] 글로벌 투기자금 어디로 최근의 국제 유가 하락은 한국 증시 및 경기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하락 추세가 이어져 국제 유가가 50달러 초반대까지 떨어질 경우 오히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키워 악재로 둔갑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전날보다 배럴 당 75센트(1.2%) 떨어져 3개월래 최저치인 63.22 달러로 마감했다. 우리나라가 석유를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유가 하락은 희소식이다. 하지만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니다. 휴가 하락 추세가 가파를수록 경기 침체 속도도 빨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5일 WTI의 가격은 배럴당 73.05달러였다. 최근 한 달 사이 WTI 가격이 무려 13.45%나 떨어진 것이다. 이동수 동양종금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국제유가 하락은 한국과 같은 에너지 수입국 입장에서는 국내 경기둔화 속도를 제어하는 긍정적 측면이 더 커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전세계 석유 수요가 연착륙이 아닌 급격한 하강으로 이어져 유가가 단기에 50달러 초반대까지 하락할 경우 반대로 경기침체를 가속화하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소연 대신증권 연구원도 “현재 유가 수준은 계절적인 비수기 진입, 경기 사이클에 따른 자연스러운 수요 감소, 투기 자본 이탈 등에 따른 결과”라면서도 “50달러 초반까지 유가가 하락한다면 세계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조사기관 등에 따르면 유가는 최근의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여러 불안요소가 남아있어 추가적인 급락을 예상하기는 어려워보인다. 한국석유공사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유가 하락세에 대해 “유가 상승을 이끌었던 불안 요인들이 개선되면서 나타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또 “이란 핵문제가 상황에 따라 시장 불안 요인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 가솔린 시장의 수요도 4ㆍ4분기에 150~200만 B/D(일일 소비 배럴)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유가의 재반등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도 상반기 66.84 달러 수준이었던 WTI 가격이 올 3ㆍ4분기 및 4ㆍ4분기에는 배럴 당 평균 75.3달러, 72.17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석유산업연구소(PIRA)는 각각 73.4달러, 73달러로 전망했다. 입력시간 : 2006/09/17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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