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슬러 등 터무니없는 수리비 논란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었던 외제차의 자차보험료가 최고 33% 오른다. 반면 SM7은 15% 내리는 등 국산차 60개 모델의 자차보험료가 싸진다.
27일 보험개발원은 자동차보험 가입자 간 보험료 부담 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해 차량모델 등급제도를 개선했으며 내년 1월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자동차 사고시 외제차를 중심으로 수리비가 폭증하면서 국산차 보험 가입자들이 불공평하게 자차보험료 부담을 떠안는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번 개선안은 손해율이 높은 외제차의 보험료를 올리고 대신 국산차 일부의 보험료를 내리는 방향으로 모델 등급제도를 개선해 보험 가입자 간 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다.
◇어떻게 바뀌나=이번 모델 등급 개선안의 핵심은 손해율이 높은 외제차의 자차보험료 할증 구간을 대폭 늘린 것이다. 현재는 11등급을 자차 기준보험료 기준인 100%로 놓고 한 등급씩 5% 차이를 둬서 최고 1등급은 150% 할증하고 최저 21등급은 50%로 할인하는 구조다.
하지만 이번 개선안은 외제차 등의 자차보험료를 올리기 위해 최대 할증폭을 150%에서 200%로 높였다. 반면 할인폭은 손을 대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기존 1등급을 5개 등급으로 세분화하면서 기존의 21개 등급 구간을 26개 등급 구간으로 늘렸다. 여기다 수리비가 많이 나오는 외제차 등의 할증폭을 높이기 위해 신규 등급으로 설정된 1등급부터 5등급 구간의 상승폭은 한 등급 변할 때마다 10%로 확대했다.
◇크라이슬러 등 외제차 보험료 대부분 상승=개선안에 따라 크라이슬러의 자차보험료가 33% 인상되는 등 전체 외제차 모델 34개 중 32개가 일제히 올랐다. 포드ㆍ인피니티ㆍ푸조ㆍ폭스바겐 등이 새로운 등급제 하에서 6등급에서 1등급으로 5계단 상승하며 33%씩 올랐고 도요타 캄리, 닛산 등도 28% 오르는 등 외제차들이 보험료 인상을 주도했다.
랜드로버ㆍ포르쉐 등 2개 모델만이 보험료 변화가 없었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이번 개선안으로 외제차 자차보험료는 총액 기준으로 11.3% 오른 반면 국산차는 2.9% 인하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외제차의 자차보험료 비중이 통상 전체 보험료의 50%를 차지하는 것을 감안하면 크라이슬러ㆍ포드 등 최고 33%씩 자차보험료가 상승한 차종의 경우에 전체 보험료는 16.5% 상승하게 된다.
◇SM7 등 국산차 60개 모델 보험료 인하=외제차의 보험료가 오르면서 국산차 보험료는 인하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총액 보험료에 변동을 주지 않기 위해 외제차 등의 보험료 상승분 만큼 국산차를 중심으로 보험료를 할인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SM7이 16등급에서 19등급으로 하락하며 자차보험료가 15% 하락하는 등 국산차 172개 모델 중 60개가 인하됐다. 보험료 변동이 없는 모델은 78개에 달했다.
뉴프라이드와 쎄라토의 등급도 3급씩 상승하며 각각 14%, 13%의 자차보험료가 인하된다.
하지만 국산차라고 모두 인하되는 것은 아니다. 손해율 산정 결과에 따라 수리비 대비 보험료가 비싼 차량은 오르게 되고 이에 따라 34개 모델이 상승했다. 다인승 차량인 싼타페 DM이 19등급에서 11등급으로 무려 8개 등급이 상승하며 47% 상승했고 올란도도 33% 올랐다. 뉴카이런, 렉스턴Ⅱ도 각각 17% 오르는 등 다인승 차량이 상승을 주도했다.
이들 상승 및 할인폭은 보험개발원의 참조 순보험료 기준으로 실제 보험료 가격은 각 보험사의 자체 손해율에 따라 소폭 조정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