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R&D) 투자 상위 20대 기업 중 절반 이상이 기술유출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는 자체 연구기관을 갖춘 459개 업체를 조사한 ‘기업연구소 산업 기밀관리 실태’ 보고서에서 R&D 투자 상위 20대 기업의 55%인 11개 업체가 기술 관련 기밀유출을 경험한 것으로 답했다고 18일 밝혔다. 전체 응답업체 중 기술 유출을 겪은 곳은 20.9%였다. 업체 규모별로는 대기업이 전체의 24.5%, 중소기업 20.6%, 벤처기업 19.3%가 피해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 면에서는 정보통신이 24.7%로 기술유출이 가장 잦았다. 기계소재ㆍ전기전자ㆍ서비스업ㆍ화학섬유가 각각 22%, 21.3%, 20.5%, 17.9%로 뒤를 이었다. 유출 방법으로는 28.1%가 꼽은 ‘핵심 인력 스카우트’가 가장 흔했다.
그 외 수법으로는 문서 복사ㆍ절취(25%), e메일(24%), 합작사업 및 공동연구이용(16.7%), 관계자 매수(12.5%) 등이 있었다. 유출에 관련된 사람을 물어본 질문(복수 응답 허용)에서는 퇴직사원이 65.5%, 현직사원과 협력업체 직원이 17.7%와 15.6% 답변을 얻었다. 반면 경쟁업체 직원은 11.5%에 그쳤다.
기밀유출에 대한 대응책에는 기업 규모별로 차이가 컸다. 대기업 피해 업체는 52.2%가 당국에 수사를 의뢰하고 34.8%가 관계자를 고소ㆍ고발했다. 반면 중소기업과 벤처업체는 피해를 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우가 43.6%와 41.2%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