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의 왕’ 빌 게이츠

빌 게이츠(47) 미 마이크로소프트(MS)사 회장은 21일 모잠비크에서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 1억6,800만달러(약 2,000억원)를 기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게이츠 회장은 이날 부인 멜린다 게이츠와 함께 수도 마푸토에서 북쪽으로 70㎞ 가량 떨어진 만히차의 한 말라리아 연구센터를 둘러본 후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게이츠 회장이 설립한 `빌 앤드 멜린다 재단`을 통해 전달될 이 기금은 앞으로 백신 개발에 1억달러, 유아 감염자를 위한 기존 치료제 보급에 2,800만달러, 신약개발에 4,000만달러가 각각 사용된다. 이종욱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에서 “말라리아 연구에 대한 투자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 같은 기부로 연구자들은 탁월한 효능을 보이는 약물과 백신 개발 및 상품화를 앞당길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전 세계적으로 한해 약 1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는 말라리아는 에이즈 다음으로 많은 사망자를 내고 있다. 특히 모잠비크에서는 에이즈보다 말라리아가 더 많은 사망자를 내고 있으며 희생자의 약 75%는 어린이다. 세계 최고의 부자인 게이츠 회장은 약 230억달러의 자산으로 설립한 빌 앤드 멜린다 재단을 통해 전 세계의 질병 퇴치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많은 공익 사업을 후원하고 있다. 그가 최근 5년간 사회에 내놓은 돈은 무려 28조원에 달한다. 게이츠 회장은 이달 들어서만 해도 매년 2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내는 뎅기열 예방 백신 개발을 위해 5,500만달러를 기부한 데 이어 17일에는 재정난을 겪고 있는 뉴욕의 공립고교 신설을 돕기 위해 5,100만달러를 내놓았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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