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료감응형 태양전지의 수명을 기존보다 최소 5년 이상 늘리면서 고성능을 유지하는 전해질이 개발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박종혁 교수팀이 효율이 뛰어나면서 수명도 긴 신개념 겔 전해질을 개발, 염료감응 태양전지의 실용화를 앞당겼다고 15일 밝혔다.
염료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염료감응 태양전지는 표면에 화학적으로 흡착된 염료분자가 태양빛을 받아 전자를 냄으로써 전기를 생산하는 전지다.
염료감응 태양전지는 두 개의 전극과 그 사이를 채우고 있는 전해질로 구성된다. 광전극 쪽은 투명전극 위에 염료분자가 흡착된 이산화 티타늄(TiO2)의 나노입자이며, 상대전극 쪽은 투명전극에 백금이 코팅돼 있다.
식물의 엽록소가 태양광에너지를 흡수해 광합성을 하듯, 염료감응 태양전지는 광전극에 태양빛이 조사되면 흡착된 염료분자가 전자를 내놓고 이 전자가 이동하면서 전기에너지를 만드는 원리다.
염료감응 태양전지는 투명하게 만들 수 있어 건물 유리창 등에 직접 활용할 수 있다. 또 제조공정이 단순하고 재료비가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의 20~30%에 불과하다.
그러나 염료감응 태양전지는 수명이 길지 않은 게 단점이다. 전해질로 쓰는 액체가 휘발성이 강해 금방 날아가기 때문이다. 이에 액체 전해질을 반고체 상태인 겔(Gel)로 만드는 노력이 있었다.
겔 전해질은 액체 전해질의 짧은 수명 문제를 해결했으나 염료감응 태양전지의 성능을 떨어뜨리는 새로운 문제를 낳았다. 점도가 높은 겔이 태양전지 내 나노입자 사이로 침투하지 못한 것이다.
연구팀은 태양전지에 액체 전해질을 먼저 주입해 나노입자 사이로 침투하게 한 뒤 폴리스타이렌이란 고분자 나노소재를 넣었다. 그 결과 고분자 소재가 액체 전해질에 녹으면서 점도가 높은 겔 전해질로 바뀌었다.
기존의 액체 전해질의 짧은 수명과 겔 전해질의 낮은 성능 문제를 동시에 극복한 것이다.
박 교수는 "겔 전해질은 기존 액체 전해질보다 염료감응 태양전지의 수명을 최소 5년 이상 증대시킨다"며 "차세대 고효율 태양전지 개발을 선도하는 국가들과의 격차를 줄이는 획기적인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연구는 교과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선도연구센터 지원사업(NCRC)과 원천기술 개발사업으로 수행됐으며, 성과는 나노과학 분야에서 권위를 지닌 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온라인에 최근 게재됐다.
/온라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