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덩치에 2ℓ 엔진으로도 괜찮을까. 포드의 '토러스'를 처음 보고 든 생각이었다. 5,155㎜의 전장에 공차 중량 1,890㎏. 포드의 자랑인 '에코부스트(Ecoboost)' 엔진이 다운사이징이라는 면에서 상당한 성과를 낸 것으로 유명하다고는 하지만 '덩치 대비 파워'라는 측면에서는 의구심부터 들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세 시간 정도 차를 몰아보니 처음의 의구심은 사라졌다. 2ℓ 에코부스트 엔진이 제 역할을 해 준다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해서 '기존 3,500㏄ 엔진의 성능을 발휘하는 2,000㏄ 엔진'이라는 포드의 주장을 100% 인정하긴 어렵다. 하지만 패밀리 세단이라는 이 차의 목적을 감안했을 때 이 정도의 힘이면 적당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여유동력을 보유하고 안정적으로 달리는 것을 좋아하는 소비자나 가끔씩은 시원한 드라이빙을 즐기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3.5ℓ V6 엔진이 탑재된 모델을 택하는 쪽이 낫겠다.
연비는 아쉽다. 2.0ℓ 모델의 공인 연비는 ℓ당 10.4㎞지만, 기자의 시승에서 측정된 실제 연비는 ℓ당 9㎞ 정도로 나왔다.
힘과 연비에 대한 궁금증을 풀고 나니 차의 디자인이 눈에 들어온다. 보수적이고 심심한 디자인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후드라인이 낮고 슬림해 날렵한 느낌을 준다. 뒷부분의 볼륨감은 미국차 스타일링의 전형인데 상당히 매력적이다. 내부 디자인은 중후하다.
실내 공간은 앞뒤 모두 넓다. 전장 5m가 넘는 대형 세단인만큼 성인 4명이 승차해도 답답함이 없다. 트렁크 역시 가족 여행에 수반되는 정도의 짐이라면 충분히 실을 수 있겠다.
편의기능 중에선 '멀티 컨투어 시트' 기능이 눈에 띈다. 이는 시트에 7개의 공기 쿠션 마사지 기능을 적용해 운전의 피로를 줄여주는 장치다. 이밖에 LED 테일램프, 오토하이빔 헤드램프, 390W 서라운드 오디오 시스템 등도 매력적이다.
토러스의 공식 가격은 2.0ℓ SEL 모델이 3,920만원, 3.5ℓ 리미티드 모델이 4,500만원이다. 할인 등 혜택을 받으면 2.0 모델을 3,000만원 초반대의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음을 감안하면 가격 경쟁력은 상당한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