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일본의 거대 자동차 회사 닛산은 침몰 직전의 난파선이나 다름 없었다. 한 해 적자 규모는 무려 13조원. 부도는 이미 정해진 사실처럼 보였다. 아무런 희망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 '기적'을 몰고 온 사나이가 있었다.
매서운 눈매에 '촌스러운' 외모의 이 사내의 이름은 카를로스 곤. 침몰 직전의 닛산의 경영을 맡아 단 1년만에 13조원의 적자 기업을 3조원의 흑자기업으로 탈바꿈 시킨 '기적의 CEO'이다. 지금 일본에서 그의 인기는 잭 웰치 전 GE 회장을 능가할 정도다.
카를로스 곤은 오랜 경제 침체에 허덕이고 있는 일본인들에게 '희망의 빛'을 던져 주었다. 카를로스 곤의 리더십을 담은 책 두 권이 국내에 나란히 출간됐다.
전직 언론인 아티가키 에겐이 생생한 현장 취재를 통해 쓴 '기적을 만든 카를로스 곤의 파워 리더십'은 카를로스 곤의 리더십과 경영전략을 객관적으로 조망했고, 카를로스 곤 자신이 쓴 '르네상스'에서는 그의 내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두 책으로 '기적의 CEO' 카를로스 곤의 안팎을 두루 살펴보길 권한다.
■ 기적을 만든 카를로스 곤의 파워 리더십
카를로스 곤은 1999년 침몰 위기에 놓였던 일본의 닛산 자동차회사의 최고경영자로 취임한지 불과 1년 만에 13조원의 적자기업을 3조원의 흑자기업으로 변신시켰다.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가능케 한 힘은 두 말할 나위 없이 카를로스 곤의 탁월할 경영능력과 과감한 개혁의지였다.
이 책은 강한 리더십을 발휘해 조직을 변화시키고, 목표를 달성하는 파워 리더, 카를로스 곤의 리더십과 경영철학을 다루고 있다. 전직 언론인(마이니치신문)이자 정치ㆍ경제 평론가인 아티가키 에켄은 생생한 현장취재를 통해 냉철한 경영철학,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 기존 관행의 파괴, 거침 없는 추진력 등 '기적의 CEO' 카를로스 곤의 다양한 면모들을 펼쳐 보인다.
저자는 카를로스 곤의 파워리더십의 요체를 다섯가지로 집약한다. ▲파워 리더는 행동으로 지시한다 ▲파워 리더는 솔선수범한다 ▲파워 리더는 채널을 집중화한다 ▲파워 리더는 목표를 분명히 제시하고 반드시 이룬다 ▲경쟁력을 평가하고 과감한 보상을 통해 동기를 부여한다. (이타가키 에켄 지음ㆍ강선중 옮김ㆍ더난출판사 펴냄)
■ 르네상스(카를로스 곤 자서전)
닛산 회생의 주역 카를로스 곤의 자서전. 책 제목도 '르네상스(회생)'이다. 이 책은 레바논계 브라질인으로 태어나 세계적인 경영인이 되기까지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있다.
한 때 문제아로 낙인이 찍히기도 했던 어린 시절 카를로스 곤의 인생에 결정적인 전기를 제공한 사람은 고등학교 프랑스 문학 선생 라그로뵐 신부.
그는 평소 "아무추어는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지만 프로는 명쾌함과 간결함을 추구한다"와 "자신의 생각을 가능한 한 알기 쉬운 방법으로 표현하도록 노력해서, 무슨 일이든 간결하게 만들고, 자신이 하겠다고 말한 것은 반드시 해내야 한다"는 말을 강조했다.
카를로스 곤은 라그로뵐의 가르침을 삶과 경영에 근본으로 삼았다.
자서전은 브라질의 유년기에서부터 프랑스 유학시절까지(1부), 미쉐린 입사부터 35세때 최연소 북미 CEO에 오르기까지(2부), 부실기업으로 전락해가는 르노를 되살린 경험(3부), 침몰 직전의 닛산을 흑자기업으로 살려낸 과정(4부), 원칙에 충실했던 부모님의 교육과 든든한 아내의 조력(5부) 등 총 5부로 구성돼 있다.
특히 곤의 최대업적이라 할 닛산 재건과정이 눈길을 끈다. 곤은 닛산의 구조조정 책임자로 부임하자마자 간부600여 명을 직접 인터뷰한 뒤 닛산 재건계획을 수립, 시행했다.
그 내용은 철저한 비용삭감, 자산 매각, 관료주의와 파벌주의 극복,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회복, 철저한 능력주의와 성과주의, 신상필벌 강화 등이다. 이에 힘입어 닛산은 조직에 생기를 얻어 1년만에 기적적으로 부활했다. (카를로스 곤 지음ㆍ오정환 옮김ㆍ이레 펴냄)
문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