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책사업 방만운용 제동

국가재정법 제정안
예비타당성 조사·재검증 요구권 신설키로
국세 감면 제한제도 도입 무분별 비과세 차단
추경편성요건 전쟁·경기침체등 3가지로 제한


앞으로 국회가 정부의 대규모 국책사업에 대해 제동을 걸 수 있게 됐다. 또 국세감면을 제한하는 제도가 도입돼 비과세감면 조치가 어려워지고 추가경정 예산 편성도 한결 까다로워진다. 변양균 기획예산처 장관은 지난 12일 출입기자단과 국가재정법 제정을 주제로 세미나를 갖고 “‘국가재정법’ 제정안 국회 심사가 진행 중이며 올해 국회를 통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재정법안에 따르면 우선 국회가 재정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 조사나 타당성 재검증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그동안 정부 주도의 일부 국책사업이 방만한 부실로 이어졌다는 야당의 지적에 따라 추가된 것이다. 국회 요구란 일반적으로 본회의 의결을 거치는 것으로 500억원 이상의 대규모 공공투자사업은 국회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500억원 이하 사업의 경우 타당성 재검증 제도로 옥석을 가리기로 했다. 이용걸 기획처 재정정책기획관은 “국회가 요구하는 예비타당성 조사에 대해서는 500억원 이상 등의 규모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초 예비타당성 대상 이하의 사업 가운데 추진과정에서 규모가 커진 경우 계속 진행여부나 투자시기를 조정하는 형태로 이를 따지겠다는 것이다. 국가재정법안은 또 전년도 예산결산의 국회 제출시기를 기존 9월초에서 5월말로 변경, 국회에서 충분한 심사를 하고 정기국회에서는 예산안 심의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으며 예산편성지침의 각 부처 통보시기와 부처의 예산요구서 제출시기도 각각 한 달씩 늦춰 4월말과 6월말로 조정했다. 이와 함께 기획처는 건전재정 유지를 위해 무분별한 비과세 감면을 차단하는 조세감면한도제도를 도입, 정부가 국세감면 비율이 대통령령에 정하는 비율 이하로 관리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조항을 포함시켰다. 추경편성 요건도 더욱 엄격해 진다. 종전에는 사실상 모든 경우에 가능하던 것을 ▦전쟁, 대규모 자연재해 ▦경기침체, 대량실업 등 대내외 여건 중대변화 ▦법령에 의한 지출소요 등 불가피한 세가지 경우로 한정했다. 아울러 세계잉여금은 지금까지 추경소요 발생시 우선 사용할 수 있던 것을 국가재정법에서는 국가채무 상환에 의무적으로 사용 후 잔액을 추경재원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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