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주 주가가 유럽발(發) 악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쾌속 질주하고 있다. 1ㆍ4분기에 깜짝 실적을 올린 데 이어 2ㆍ4분기에도 긍정적인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상당수 증시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아직도 '저평가'된 상태"라며 추가 상승을 점치고 있다. 29일 증시에서 현대차는 3.04% 오른 13만5,500원에 마감했고 기아차와 현대모비스도 각각 1.89%, 3.62% 상승했다. 4월 이후 현대차ㆍ기아차ㆍ현대모비스의 주가는 각각 17.31%, 6.73%, 24.00%에 달했다. 코스피지수 상승률(2.10%)과 비교해 '군계삼학(群鷄三鶴)'으로 평가될 정도다. 수급 측면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차는 기관이 각각 9거래일, 7거래일 연속 순매수하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기관과 외국인이 2거래일, 5거래일씩 연속 '사자'에 나섰다. ◇실적 호전 추세 2ㆍ4분기에도 이어져=현대차그룹주의 쾌속질주는 1ㆍ4분기에 이어 2ㆍ4분기에도 실적 호전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ㆍ기아차ㆍ현대모비스는 전통적인 비수기인 1ㆍ4분기에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357%씩 급증한 데 이어 2ㆍ4분기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가량 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차그룹주가 2ㆍ4분기에 긍정적인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무엇보다도 미국시장 점유율이 상승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자동차전문 사이트 에드먼드닷컴에 따르면 4월 미국 자동차시장은 3월 대비 7%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대ㆍ기아차의 판매량은 지난 3월 대비 3.8% 증가하며 점유율이 8%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됐다. 최대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ㆍ기아차가 1ㆍ4분기 미국시장에서 손익에 초점을 맞추면서 고객들에게 지급하는 인센티브를 최저 수준까지 끌어내렸다"며 "2ㆍ4분기는 성수기에 들어가면서 인센티브를 올릴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시장점유율(MS)의 추가적인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차 출시, 공장 가동률 상승도 긍정적인 실적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오는 5월 K5를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차도 하반기 중 아반떼ㆍ베르나ㆍ그랜저 후속 모델을 내놓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대차의 체코 공장과 기아차의 조지아 공장도 본격 가동되며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최중혁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차출시, 가동률 증가는 고정비에 대한 부담이 매출로 상쇄되면서 영업이익률이 점차 증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가는 아직도 싼 편"=현대차그룹주의 주가가 실적 호전에 비해 큰 폭으로 올랐지만 아직도 주가가 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강영일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현대차의 주가이익비율(PER)은 7.8배인데 과거 평균(9.5배)을 고려하면 부담 없는 수준"이라며 "모비스와 현대차도 주가가 저평가돼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주가 상승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중혁 연구원도 "기관과 외국인이 현대차그룹주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다 2ㆍ4분기 실적 기대감에 따른 상승여력도 크다"며 "최근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