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이 올 들어 현금성 자산을 늘리는 데 치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유가증권 상장사 557개사의 현금성 자산은 총 74조3,514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4조9,415억원(7.12%) 증가했다. 현금성 자산은 통화ㆍ수표처럼 현금 전환이 용이하거나 만기 1년 이내의 금융상품을 합친 것을 가리킨다.
포스코는 올 상반기 중 현금성 자산을 무려 2조9,284억이나 늘렸고 하이닉스반도체(8,449억원), 한진중공업(7,301억원), GS건설(6,828억원), 대림산업(6,482억원) 등의 현금성 자산도 크게 늘어났다.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이 위기상황이 지나간 후 신규투자를 위해 현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10대그룹의 경우 올 상반기 동안 현금성 자산이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10대그룹의 현금성 자산은 총 43조1,267억원으로 지난해 연말과 비교해 3,417억원(-0.79%) 줄었다. 현금성 자산이 크게 줄어든 10대 그룹사로는 금호아시아나(-66.62%), 현대중공업(-42.13%), 삼성(-10.48%), LG(-8.40%) 등이다. 증권업계의 한 연구원은 “전세계적으로 구조조정이 일어나면서 일부 국내 대기업들이 보유 현금을 활용해 공격적으로 투자한 결과”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