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자! 지방 분양 아파트

연말까지 3만가구 주인 기다려… 부산·천안 등 대단지 눈길 끌어
공급과잉 우려 불구 인기 주거지역 중심 청약 훈풍 이어가

공급과잉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예상과 달리 지방 아파트 분양 시장이 여전히 뜨겁다. 이달 초 분양해 평균 8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한 ''거제 아이파크'' 모델하우스. /사진제공=현대산업개발


지역따라 편차는 있지만 정부 대책에 분위기 호전

매매·전셋값도 동반상승세

경남 거제 상동 더샵블루시티… 천안 불당 우미린 센트럴파크

부산 대신 푸르지오 등 관심


지난달 삼성물산이 분양한 부산 '래미안 장전'은 평균 경쟁률 146.2대 1을 기록하며 올해 최고 청약경쟁률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까지는 7월 대구 수성구에 공급된 '브라운스톤 범어'가 기록했던 142대 1의 경쟁률이 최고였다. 특히 지방 분양시장은 정부가 '7·24 대책'을 발표한 뒤 수도권 분양시장보다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했던 곳이라 래미안 장전의 청약 성공은 단숨에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수요자들의 시선을 돌리게 했다는 평이다.

실제 이달 들어서도 지방 분양시장은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지방에서 분양한 14개 아파트 단지 중 순위 내 청약에 실패한 곳은 전주 나주 '남평강변도시 STX 칸 중우 하나린'을 비롯해 세 곳에 불과했다.

영남권 아파트의 분양이 대부분 성공한 가운데 지역 내에서도 결과가 극명하게 갈리는 모습이다. 실제로 경남 김해 'e편한세상 봉황역'(30.73대 1)과 경남 '거제 아이파크'(8.32대 1) 등은 1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됐지만 비슷한 지역인 '지사동 삼정그린코아'는 모든 아파트가 순위 내에서 주인을 찾지 못했다. 경남 창원 성산구에서 분양한 '창원 더샵 센트럴파크 1·2·3단지' 역시 241가구 모집에 1만9,269명이 몰린 반면 창원 마산합포구에서 선보인 '창원현동 중흥S클래스 프라디움 3차'는 1,339가구 모집에 2,104명이 청약해 3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다.

충청권 아파트도 선전을 이어갔다. 세종시에서 분양한 '세종 더샵 힐스테이트'는 일반분양 679가구 모집에 2만8,000여명이 몰렸고 충북 청주시 '가마지구 힐데스 하임'도 933가구 분양에 3,439명이 청약을 마쳐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시장 일각에서는 여전히 지방 아파트 분양시장에 대해 공급 과잉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최근 분양하거나 앞으로 분양 예정인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그동안 공급이 뜸했던 지역인데다 인기 주거지역이 많아 앞으로도 분위기가 급변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로 '래미안 장전'의 경우 수요가 많은 부산대 인근의 재개발 지역인데다 부산 서부지역에 비해 공급이 적었던 금정구라는 점, 분양가 역시 저렴하게 책정됐다는 점에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았다는 분석이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팀장은 "공급물량 등 통계상으로는 불안한 면이 있다"면서도 "투자수요가 늘고 있지만 실수요도 안정적으로 받쳐주고 있어 지역별로 편차는 있겠지만 앞으로도 전망이 어두운 것은 아니다"고 내다봤다.

지방 아파트 분양시장에 대한 관심이 다시 늘고 있다.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지만 지역에 따라 입주·분양이 적었던 지역에는 실수요는 물론 투자수요까지 함께 몰리는 모습이다. 실제로 경남 김해 'e편한세상 봉황역'의 경우 전체 1순위 청약자 2만여명 가운데 3,000여명이 타지역 청약자였다. 실수요자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수요가 가세하면서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통계로만 놓고 보면 투자 위험이 있는 시장이지만 공급이 적었거나 인기 주거지역인 경우에는 여전히 수요가 몰리고 있다"며 "신규 분양의 경우 지역 상황을 꼼꼼히 살펴본 뒤 투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분위기 좋은 지방=올해 초 대부분의 시장 전문가들은 공급 과잉에 따른 지방 부동산시장의 위축을 예상했었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이런 예상이 빗나가지 않았다. 하지만 하반기 정부의 7·24대책과 9·1대책이 연이어 발표된 이후 시장 상황이 서서히 개선되기 시작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지방 5대 광역시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05.5로 지난해 1월보다 5.8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서울은 0.5포인트 하락했고 수도권은 변동이 없었던 것과 비교하면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지난해보다는 상승 폭이 덜하지만 전셋값도 여전히 오르고 있다. 지난달 말 5대 광역시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106.5로 올 초보다 2.5포인트 상승했으며 이는 서울(3.0포인트), 수도권(3.5포인트)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특히 최근 분양시장 열풍을 이끌고 있는 대구를 비롯해 부산, 광주, 충남 등은 여전히 매매가격과 전셋값이 동반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팀장은 "사실 지방 부동산시장을 전망하기는 상당히 조심스럽다"며 "지역에 따라 편차는 있지만 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크게 변하지 않는다면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산·충남 등 올해 3만여가구 분양 남아=올 연말까지 지방 인기 지역의 아파트 분양이 이어질 예정이다. 1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 분양 예정인 아파트는 총 2만9,292가구로 집계됐다. 아직 분양 일정을 잡지 못한 2,500여가구를 포함하면 여전히 3만가구가 넘는 아파트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지역별로는 경남이 7,886가구(미정 가구 포함)로 가장 많고 부산이 5,241가구로 뒤를 이었다. 이어 충남(5,080가구), 충북(2,878가구), 울산(2,555가구), 대구(2,221가구), 광주(2,010가구) 등의 순이다.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곳은 역시 부산·경남 지역이다. 부산에서는 ㈜효성이 이달 분양하는 '동래 효성해링턴플레이스'(762가구)와 대우건설의 '대신 푸르지오'(959가구)가 눈에 띈다. 경남지역에서는 창원시와 양산시·거제시 분양물량이 많은데 이 중 창원시 '월영 SK 오션뷰'(932가구)와 거제시 '상동 더샵 블루시티'(988가구)가 시장의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충남에서는 천안·아산 지역에서 '아산 모종 캐슬어울림'(1,308가구), '천안불당 우미린 센트럴파크'(1,152가구)가 분양되며 세종시에서도 EG건설이 '세종 3차 이지더원'(649가구)을 선보인다.

아울러 광주에서는 금호건설이 '교대 금호 어울림'(960가구)을 공급하며 대구에서는 반도건설이 '신천동 반도 유보라'(764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함 센터장은 "재당첨 금지가 없어지는 등 단기투자 수요가 많은 만큼 해당 지역의 공급량을 우선 파악해 투자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며 "지역별로 양극화가 나타날 우려가 큰 상황에서는 보다 세밀하게 시장 상황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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