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개성공단 문턱 넘었으니 이젠 경협 확대로

개성공단이 오는 16일 시운전을 거쳐 재가동에 들어간다. 입주기업들의 안정적 경영과 국제경쟁력 확보에 걸림돌이 됐던 통행ㆍ통신ㆍ통관상의 애로사항 등도 올해 안에 상당 부분 해소될 모양이다.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는 일일 단위 상시통행제를 연내 시행하기로 했고 공단에서의 인터넷ㆍ이동전화 통신, 상사중재위원회 운영에도 공감했다. 공단이 발전적 정상화의 길에 접어들고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종단철도ㆍ시베리아횡단철도 연결 의지 표명으로 남북경협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여건은 꽤 우호적이다. 우선 북한이 매우 적극적이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남한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위협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자신들이 꺼리던 당국 간 채널을 통해 법적ㆍ제도적 안전장치 확충에 협조하고 있다. 지난달 우리 측의 입주기업 피해보상 요구를 수용한 데 이어 11일 올해분 세금을 면제하고 2012년분은 올해 말까지 납부를 유예하기로 한 것도 그렇다. 우리의 원칙적 대북협상 태도도 큰 역할을 했지만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이다.

물론 아직도 미래를 장담할 수는 없다. 북한이 핵개발과 경제회생을 동시에 추진하는 전략을 택한 탓에 북핵 등 악재가 언제라도 튀어나올 수 있다. 영변 흑연감속로 재가동을 추진하면서도 대화에 나서는 북한의 속내가 경제회생에 보다 비중을 두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차제에 해빙과 협력 분위기를 남북한이 공히 이익을 나눌 수 있는 경협확대로 이어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북한과의 경협이 본격화하면 전반적인 침체에 빠진 국내 경기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도 있다. 우리 스스로에 대해서도 보다 자신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일관된 자세로 개성공단 정상화를 이끌어낸 정부라면 그 이상의 업적도 충분히 거둘 수 있다고 믿는다. 러시아 철도연결과 가스전 개발 등 보다 큰 틀의 남북ㆍ동북아협력은 궁극적으로 한반도 평화는 물론 동북아 정세 안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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