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에 노동전문 닮은 꼴’ 이인제-추미애 노동개혁 토론서 평행선

연합뉴스) 새누리당 노동시장선진화특위 위원장인 이인제 최고위원(왼쪽)과 새정치민주연합 경제정의·노동민주화특위 위원장인 추미애 의원이 23일 오전 서울 세종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노동개혁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이인제 새누리당 노동시장선진화특별위원장과 추미애 새정치민주연합 경제정의·노동민주화특별위원장이 23일 노동개혁 이슈를 놓고 TV 생방송 ‘맞장 토론’을 벌였다. 두 사람 모두 판사 출신이자 노동 문제 전문가답게 심도 깊은 논리 대결을 벌였지만 의견은 끝까지 평행선을 달렸다.

이 위원장은 최근의 노사정 합의에 대해 “17년만에 처음 나온 사회적 합의로 역사적인 첫걸음”이라고 평가하며 토론을 시작했다.

그러나 추 위원장은 노사정협의체의 대표성부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추 위원장은 “노사정에 들어간 한국노총은 1,800만 노동자의 5%도 대표 못하고 한노총 내부에서도 3분의 1은 이미 반대하고 있다”면서 이번 합의를 사회적 대타협으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추 위원장은 특히 해고완화와 임금피크제를 행정지침으로 추진하기로 한 합의 내용을 집중 문제삼았다. 추 위원장은 “근로조건은 법률로 정한다고 헌법에 나와 있는데 행정지침이라니 헌법 위반이다”면서 “정 하고 싶으면 헌법부터 바꾸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이 위원장은 “노조 가입 안된 근로자 비중이 90%”라면서 “정부가 실정법과 판례를 근거로 절차(행정지침)를 만들어 이들을 보호하자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기업은 노동자를 함부로 해고하고, 해고자의 소송이 남발하는 현실을 행정지침으로 예방할 수 있다는 논리다.

추 위원장은 35세 이상은 비정규직으로 4년간 일할 수 있게 하는 기간제법에 대해서도 “이들이 정규직 전환될 가능성 없다”고 단언했다. 추 위원장은 “4년이나 비정규직 쓸 수 있는데 뭐하러 정규직 채용하냐”라면서 “35세면 애낳고 살기 벅찬 나이인데 비정규직으로 월 154만원 받고 어떻게 (생활을) 감당하냐”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35세 넘은 사람이 비정규직 2년 다니다 정규직 전환이 안 되면 새 직장 잡기 어렵다”면서 “이들이 2년 더 다녀 숙련도를 높여 새 기회를 찾게 하자는 것”이라고 맞섰다.

마지막으로 추 위원장은 대기업이 간접고용을 지양하고 막대한 사내유보금을 활용해 일자리 창출에 나서는 것이 노동 문제의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투쟁력 높은 대기업 노조의 임금인상 요구가 협력업체 근로조건 악화로 이어져왔다”면서 “낡은 규범을 선진화해야 노동 시장의 문제가 해결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위원장은 YS 정권 시절 노동부 장관을 지냈다. 추 위원장은 지난 2008년 국회 환노위원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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