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소비자물가가 14개월 연속 전년 대비 1% 안팎의 안정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겨울철 지출이 증가하는 전기·가스·수도의 상승률이 전체 평균을 4배 이상 웃돌았고 서비스요금도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어 지표물가와 체감물가의 괴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물가상승기에 나타나는 이른바 '위장물가'의 패턴이 안정기인 요즘에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1.1% 올랐다. 물가의 장기적 추세를 보여주는 농산물·석유류 제외 근원물가는 전년 대비 1.9%로 전달(1.8%)보다 0.1%포인트 감소했으나 연간 흐름을 보면 대체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앞으로 물가가 상승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경제협력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에너지 제외 지수의 지난해 동월 대비 상승률은 1.6%를 나타냈다. 생활물가지수는 같은 기간 0.5% 상승했다.
반면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대비 11.1%나 하락해 지표상 저물가 추세를 이끌었다. 특히 신선채소(-20.3%)의 하락폭이 컸다. 2013년에는 특이한 기상재해 등이 없었던데다 정부 보육로 지원 등으로 물가가 하락했지만 2014년부터는 물가가 오름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이 지적이다.
실제로 공공요금인 전기·수도·가스의 상승률은 4.6%에 달했고 인천 택시와 부산 시내버스요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공공서비스 역시 전년 대비 0.7% 인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