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한국에 원전 입찰 허용 시사

남아프리카공화국은 7일(현지시간) 자국의 원자력 발전소 건설 계획과 관련해 “중국과 프랑스, 한국이 새 원전 건설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넬리시웨 마구바네 에너지부 사무차관은 이날 국영 SABC 방송에 출연해 “전력난 해소를 위해 총 건설비 1조3,000억랜드(약 210조원)가 소요되는 새 원전 6기를 건설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남아공이 빠르면 내년 중 발주할 것으로 예상되는 원전건설 입찰에 한국의 참여를 허용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돼 귀추가 주목된다. 마구바네 국장은 “새 원전들은 서로 다른 기술을 사용하게 될 것”이라 덧붙여 그동안 미국과 프랑스 원전을 의중에 두고 있던 남아공이 한국과 중국까지 그 대상을 넓히는 쪽으로 방향 선회를 한 것이라는 해석에 힘을 실었다. 남아공은 지난 2008년 12월 프랑스 아레바와 미국 웨스팅하우스 2개사를 대상으로 원전 4기에 대해 제한경쟁 입찰을 부쳤다가 입찰 가격이 지나치게 높고 재원 조달이 곤란하다는 이유로 입찰 자체를 취소한 바 있다. 현재 케이프타운에서 950메가와트(㎿) 규모의 소형 경수로 원전 2기를 운영 중인 남아공은 오는 2025년까지 원전 발전량을 1만2,000㎿ 규모로 확충한다는 방침 아래 연말 내에 에너지 종합계획을 발표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지난 8월 말 주마 대통령의 중국 공식 방문 당시 양국이 원전 분야 협력을 모색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남아공은 중국 원전에 대해 건설 단가가 낮다는 점에 매력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전력은 지난 2007년부터 요하네스버그에 상주 직원을 파견, 원전을 비롯한 에너지 협력을 모색해 왔으나 남아공 정부는 그간 한전의 원전 입찰 참여에 대해 명확한 입장 표명을 피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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