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놀드 근육만 키웠지 정치경험은 전무”

영화배우 아놀드 슈워제네거는 과연 주지사에 적합한 인물인가?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 소환 투표에 출사표를 던진 슈워제네거에 대한 미 언론의 검증 작업이 한창이다. 시사주간 타임과 뉴스위크 최신호(8월 18일자)는 그를 동시에 커버 스토리로 다뤘다. 한 인물이 두 잡지의 표지를 동시에 장식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 일이다. 두 잡지의 평가는 자못 냉소적이다. 슈워제네거를 할리우드 배우 출신으로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거쳐 백악관에 입성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 비유하는 일부 시각에 대해 “차이가 많다”고 잘라 말했다. 레이건의 확고한 정치적 원칙과 오랜 정치 경험을 슈워제네거는 거의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뉴스위크는 “슈워제네거가 최근 13번의 주 단위 각종 선거에 6번만 투표했다”며 “정치에 관심은 있는지 궁금하다”고 비꼬았다. 출마 선언 직전까지 오락가락했던 태도도 도마에 올랐다. 줄곧 출마 가능성을 부인해 오다 후보 등록 마감일 직전에야 TV 토크쇼에서 출마 의사를 밝힌 말바꾸기를 두고 타임은 “아카데미 거짓말상이 없는 것이 아쉽다”고 지적했고, 뉴스위크는 “측근들조차 뒤통수를 맞았다”고 전했다. 공공 정책에 대한 무지도 문제. 타임은 “수십 년 동안 근육 키우기와 멋진 화면 찍기에만 열중했던 인물”이라며 “지난 주 토크쇼에서 `감세 정책을 추진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두 번 연속 `뭐라고요?`라고 반문했다”고 꼬집었다. 두 잡지는 “그가 대중적 인기를 정치적 지지로 연결시키려면 진지한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두 잡지는 현역 주지사는 49%의 지지를 받아도 쫓겨 나고 새 후보는 9% 지지표만 얻어도 당선되는 주민 소환 제도의 모순을 꼬집기도 했다. <김용식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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