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A' 베를린서도 큰 방향 일으킬 듯

'JSA' 베를린서도 큰 방향 일으킬 듯 "최근 나는 4월에 있을 평양축전을 위해 여러 차례 평양을 다녀온 적이 있다. 물론 판문점도 다녀왔다. 그때마다 그들은 "우리의 만남이 통일로 가는 길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노력합시다"라고 악수를 청해왔다. 이후 바로 분단의 아픔을 가장 극명하게 접하고 있는 판문점 병사의 픽션을 그린 이 영화가 왜 흥행을 하는지를 알고 싶어 관람했고, 베를린 영화제 초청 받았다는 소식을 들은 후 바로 이 토론회를 준비했다. 서울의 외국인을 상대로 같이 의견을 나누고 싶었다. 이 영화는 부자연스럽게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분단은 인간의 교감을 통해 언젠가는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아주 잘 보여준 작품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베를린 시민에게는 토론의 여지를 많이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서울에서 250만명, 전국적으로 5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끌어들인 '공동경비구역 JSA' 가 7일 있을 제5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한국영화로는 유일하게 초청받아 12일(현지시간) 오후 공식시사회를 갖는다. 이에 앞서 지난 2일 독일문화원 강당에서 영화상영이후 '공동경비구역 JSA-한국 군사 경계선에서의 허구와 사실에 대하여'라는 주제의 단상토론을 주최한 독일문화원장 우베 슈멜터 박사의 모두 발언이다. 40여명의 대사관직원과 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영어로 진행된 이 토론회에는 박찬욱감독, 심재명 대표, 박상연(소설 'DMZ' 작가)씨를 비롯해 대령 김동명박사(국방부 군사통제관실), 장군 아드리헨 에베코(중립국 감시위원단, 스위스), 장군 피터 함마스트림(중립국 감시위원단, 스웨덴), 한스 크리스토프 부흐 박사(작가, 독일 디 차이트 지 언론인)등이 토론자로 나왔다. 한반도 대치상황의 현장 중심에 있는 김동명대령은 "실제 판문점의 남북한 병사들은 왕래가 전혀 없는데도 불구하고 그럴듯하게 포장돼 영화가 보여줘 매우 위험하다는 생각뿐이다. 영화는 허구라지만,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던져지는 메시지는 문제 있다"면서 "많은 젊은이들이 허구를 진실로 받아들여 우리의 상황을 직시하지 못할까 두려움을 갖게 되는 것은 워낙 영화가 잘 만들어진 결과아니겠는가"라면서 미소를 지었다. 이어 스웨덴의 함마스트림장군은 "판문점에는 중립국감독위원회 책임수사관이 없다. 영화의 탄탄한 진행을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본다. 전체적으로 영화는 짜임새가 있었다. 그러나 비극적으로 결말을 끌어가면서 인류의 궁극적 정착지는 평화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은 왠지 아쉽다. 또한 평화적으로 통일을 이룬 독일과 다르게 한국은 무력으로라도 통일을 원하는 것인지 라는 의구심까지 갖는다 "면서 그 방법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부흐박사는 "분단 베를린에서도 미군과 동독군, 미군과 서독군끼리 샴페인을 같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서독군이 동독군에게 전화를 걸면 그쪽에서 절대 받지 않는 삼엄한 경계가 있었다. 이 영화는 베를린에서 큰 반향을 일으킬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박찬욱감독은 "영화제에 앞서 외국의 각계 각층 사람들과 자리를 함께 해준 대사관측에 우선 감사한다"면서 "같은 문화 같은 혈통의 그들이 우리의 '주 적'이라고까지 규정하는 현실이 얼마나 부자연스러운가를 묻고 싶었다. 그리고 한국영화 최고의 흥행기록은 남한의 대중이 무엇을 원하는가를 밝히는 역할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고 답했다. 이와함께 심재명대표는 "민족의 아픔을 그린 영화로 많은 돈을 벌게 돼 삶의 아이러니를 느낀다. 처음 이 영화를 기획했을때의 생각이 났다. 평화로운 통일이 어떤 것인지를 공감하기 바랜다. 매우 의미있었던 시간이다"고 말했다. 박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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