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거품' 세계 곳곳서 경고음

글로벌 부동산시장 거품붕괴 경고음 中도 "집값하락 금융위기 초래 우려" 美, 집값하락세 이미 GDP등 악영향최근 1년간 8개국서 10%이상 급등남아공·벨기에등 하락속도도 가팔라 베이징=문성진 특파원 hnsj@sed.co.kr 뉴욕=서정명특파원 vicsjm@sed.co.kr 글로벌 부동산시장에 ‘비상벨’이 울렸다. 세계 부동산시장 상승을 이끌던 미국에서는 이미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서 경제에 악영향을 주기 시작했으며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처음으로 거품붕괴 경고가 나왔다. 세계 각국은 ▦세금폭탄 ▦금리인상 ▦서민용 주택 확대 등 강력한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며 ‘만일의 경우’에 대비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지역에서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거품을 키우고 있어 글로벌 경제에 치명적인 위험요소로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인민은행 ‘거품붕괴’ 첫 경고=지난 7ㆍ8월 강력한 부동산 억제정책으로 잠시 주춤했던 집값이 상승세로 돌아설 조짐을 보이자 중국 인민은행이 다시 나섰다. 8일 경화시보(京華時報)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전날 발표한 ‘2006년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부동산 가격하락이 금융산업의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이 ‘집값 거품붕괴’를 경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인민은행은 “부동산 가격이 떨어질 경우 부실대출이 늘어나고 이로 인해 은행들이 부동산 관련 대출을 줄여 부동산 값이 더 떨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할 있다”고 강조하면서 “(부동산 거품붕괴 영향으로) 은행이 문을 닫거나 도산할 위험에 대비해 예금자보험을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경화시보는 “외국계 핫머니가 최근 중국 정부의 부동산 억제정책의 영향으로 올 2ㆍ4분기와 3ㆍ4분기에 240억달러(약 22조872억원)나 중국 시장에서 빠져나갔다”고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의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 부동산시장 이미 붕괴 시작=거품붕괴의 신호는 미국에서 이미 시작됐다. 미국은 지난 6년간 주택경기를 뜨겁게 달구던 주택 ‘열풍(boom)’이 급격히 사그라지면서 경제에 치명적인‘독약(bane)’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곳곳에서 울리고 있다. 실제 3ㆍ4분기 주택건설 투자는 15년반 만에 가장 낮은 18.0%(전기 대비 연율)나 급감했고 지난해 1ㆍ4분기와 2ㆍ4분기 각각 11.1%, 20.0%를 기록했던 건설투자는 올해 모두 뒷걸음질쳤다. 특히 3ㆍ4분기에는 18.0%나 줄면서 국내총생산(GDP)을 1.16% 갉아먹었다. 8월 주택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2% 하락했고 9월에는 1.8%, 10월에는 3.5%나 떨어지는 등 하락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자들의 연체와 주택압류도 현실화되고 있다. 신용도가 낮은 대출자에게 적용되는 차순위 금리(subprime) 대출자는 2001년 100만명도 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600만명까지 올라섰다. 이들의 담보대출 연체율(60일 이상)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었다. ◇급등지역 하락속도도 빨라=7일 이코노미스트가 20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11월 말 현재 집값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 뛴 국가는 덴마크(23.3%)ㆍ아일랜드(14.2%)ㆍ캐나다(12.8%) 등 모두 8개국에 달했다. 특히 97년 이후 100% 이상 오른 국가도 남아공(327%) 등 10개국에 달했다. 아일랜드ㆍ캐나다ㆍ스웨덴ㆍ호주 등은 상승곡선이 가파른 곳으로 꼽혔다. 그러나 이들 지역에서 상승세가 급작스럽게 꺾였다. 3ㆍ4분기까지 20.7%의 급등세를 보였던 남아공은 상승폭이 급격히 둔화되기 시작해 12%대로 떨어졌고 벨기에도 20%에서 11.8%로 하락했다. 두달 만에 상승폭이 8%포인트 이상 곤두박질친 것. 모건스탠리의 데이비드 밀러는 “최근의 집값 수준은 매우 불안정한 상태”라며 “만약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꺾이면 집값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12/08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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