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지표 일제경고 "하반기 성장 3%대 될수도" ■ 통계청, 4월 산업활동 동향車·휴대폰 부진 심각·건설수주 급감제조업 가동률도 올 첫 80% 이하로 이종배 기자 ljb@sed.co.kr 이철균 기자 fusioncj@sed.co.kr 관련기사 산업생산 2개월째 뒷걸음질 금통위 콜금리 고민 깊어진다 통계청이 29일 내놓은 '4월 산업활동동향'은 하반기 4%대 성장을 기대하는 정부의 희망을 빼앗았다. 경기선행지수 3개월째 하락, 산업생산 둔화, 재고 증가, 제조업 가동률 올 들어 첫 80%선 하락 등 각종 지표는 사실상 하반기 경기둔화를 기정사실화했다. 최인근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고유가 등의 문제가 본격적으로 하반기에 두드러지게 나타나면 어떤 식으로 경기가 변할 것인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본부장은 "이 추세라면 하반기에 3%대 성장률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는 결국 국민들이 피부로 경제성장을 느끼는 못하는 기술적 성장국면을 예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말하자면 '생활의 질' 개선 없이 수치만 성장하는 국면이라는 것이다. 이른바 '성장 불경기(Growth Recession)'가 그것이다. 3% 성장도 성장인 것은 분명하지만 일반 국민들은 경기가 좋아진다는 느낌을 전혀 가지지 못하는 상황을 말한다. ◇심상치 않은 동시다발적 악재=통계청 조사 결과 각종 지표가 일제히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해주는 선행지수는 3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동행지수마저 올 들어 2월 하락에서 3월 보합을 유지하더니 4월에는 다시 하락세로 반전됐다. 산업생산도 좋은 성적이 아니다. 산업생산은 전년동월 대비 9.5% 증가했다. 이는 지난 2월 20.6%를 기록한 후 3월 10.0%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둔화된 것이다. 전월 대비로는 1.5% 감소하기도 했다. 특히 내수와 수출을 주도하는 자동차, 휴대용 전화기 등에서 부진을 보인 것이 예사롭지 않다. 생산자제품 출하는 전월 대비 0.8% 감소했고 전년동월 대비 7.5%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재고가 전월 대비 0.8%, 전년동월 대비 3.7% 각각 증가했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소비재판매도 전년동월비 5.2%, 전월비로는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건설수주는 더욱 참담했다. 4월 수주는 전년동월 대비 18.8% 줄었다. 공공ㆍ민간 등 전 분야에서 큰 폭의 감소세로 반전한 것이다. 부동산 버블론과 맞물려 향후 내수침체를 가속화시킬 가능성이 큰 것으로 우려된다. 제조업 가동률도 79.1%를 기록하며 올 들어 첫 80%선 이하로 추락했다. ◇체감하지 못하는 성장 우려=경기가 악화될 때 나타나는 현상은 여러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다는 점이다. 소비가 줄면서 기업 투자가 위축되는 등 한 요소가 다른 분야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이뤄진다. 소비면 소비, 투자면 투자 등 경제성장을 이끌 한 가지 중추세력이 없는 한 이런 연쇄적 악순환에 휩쓸릴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4월 산업활동동향과 최근의 경제흐름을 볼 때 우리 경제를 주도할 선구자를 찾아보기 더욱 어려운 구조로 전개되고 있다는 점이다. 유병규 본부장은 "경제성장이 이뤄지면 동시에 국민들의 체감경기도 나아져야 한다"며 "교역조건 악화, 가계 파산위험 등을 고려해볼 때 3%대로 성장률이 하락하면 체감경기는 전혀 느끼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선행지수가 3개월 연속 하락한 것이 예사롭지 않다"며 "문제는 여러 악재들이 쉽게 해소되기 힘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재경부는 재고 증가는 기업들이 기존 재고물량이 소진돼 새 제품을 내놓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과거 지표를 분석한 결과 산업생산이 8.8%에 달하면 5% 성장이 달성됐고 하방 리스크는 있으나 증가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하지만 하반기에도 정부가 이 같은 설명을 내놓을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입력시간 : 2006/05/29 1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