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농가 수출 늘어 '나홀로 호황'

러 생산 급감·亞수요 증가·가격 회복등 힘입어

미국의 농민들이 곡물수출 호조와 육류 소비 증가로 호황을 맞고 있다. 1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의 농산물 수출량은 올해 1,075억 달러를 기록, 애그플레이션이 발생했던 지난 2008년(1,153억 달러)에 이어 역대 수출 2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호황은 내년에도 이어져 수출량이 1,130억 달러로 올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산물 수출증가는 곡물과 육류가 주도하고 있다. 특히 밀의 경우 러시아가 가뭄과 산불로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미국의 밀 수출은 올해 60억 달러, 내년에는 8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또 경기 회복세가 두드러진 중국 등 아시아 신흥국에 대한 수출도 증가하고 있다. 중국은 내년에 멕시코를 제치고 캐나다에 이어 미국 2위 곡물 수입국으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가격 회복 영향도 크다.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면화 수출은 지난해 35억 달러에서 올해 48억 달러, 내년에는 60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아이오와주 대두수출협의회의 로이 바르돌 회장은 "미국의 농업은 산업 부분에 비해 금융위기로부터 타격을 덜 받았다"면서 "최근의 수출 호조로 빠른 속도로 옛 모습을 회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 호조로 미국 농민들의 총 순수입은 850억 달러로 지난해 보다 23%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과거 10년간 평균(720억 달러)을 크게 능가하는 것이다. 특히 미국 농산물 생산량의 75%를 차지하는 27만1,000명의 기업농가의 평균 순이익은 22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농민들의 호주머니가 넉넉해지면서 연관 산업도 수혜를 입고 있다. 아이오와주에서 옥수수를 재배하는 빌 호론은 "옥수수 가격이 지난해보다 부셸당(약 25.4㎏) 50센트 이상 올랐다"면서 "수입이 늘면서 가구를 새로 들여놓았고 트럭 타이어를 새롭게 바꿨다"고 말했다. 공급 과잉으로 폭락했던 축산물 역시 회복세를 타고 있다. 경기 침체기 소비감소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근 들어 구조조정이 성과가 확인되고 있다. 비육우를 키우는 한 농가는 "수요가 좋아 육우 가격이 100파운드당 5~7달러 올랐다"고 말했다. 미국 전체 경제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지만 더블딥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희망의 불씨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캔자스연방은행의 이코노미스트인 제이슨 헨더슨은 "농업이 탄탄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앞으로의 전망도 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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