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취임도 전에 이념으로 갈리나

상견례에 보수성향 전원 불참
협의문에도 진보당선인 이름만

전국 교육감 당선인들이 처음 모이는 상견례 자리에 보수 성향 당선인들이 전원 불참했다. 교육감들이 취임도 하기 전에 이념으로 분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조희연(서울)·김병우(충북)·장휘국(광주)·민병희(강원)·이청연(인천) 등 진보 성향 교육감 당선인 5인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만나 상견례를 가졌다.

이들은 진보 당선인만의 회동으로 보이는 것을 의식한 듯 시작부터 이념에 얽매이지 않을 것을 강조했다. 조희연 당선인은 "보수·중도·진보의 경계는 교육 문제를 푸는 데 있어 크게 중요하지 않다"며 "경계를 넘어 교육개혁의 대안적인 모델을 함께 만들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휘국 당선인도 "교육을 변화시킬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보수와 진보가 공동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자"고 말했고 이청연 당선인도 "진보교육감 시대가 열린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은데 너무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는 등 이념 논란과 거리를 두려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정작 이들이 이날 발표한 공동 협의문에는 진보 성향 당선인 13인의 이름만 올라 있었다. 무상급식 등 보편적 교육복지 확대, 혁신학교 성과 확대, 민주 시민교육 강화 등으로 구성된 협의문에는 대전과 경북, 대구, 울산 등 보수 성향 당선인 4인이 포함되지 않았다. 이념에 따라 극명하게 갈리는 무상급식 등의 정책들에 이들이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취임도 하기 전부터 분열되는 교육감들의 모습에 교육계 일각에서는 보수 교육감 지역의 교육 정책만 따로 돌지 않겠느냐는 우려를 내뱉고 있다.

이번 회동을 제안한 장휘국 당선인은 "17명의 당선인을 모두 초청했으나 개별 사정 등으로 일정이 가능한 5인만 참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보 성향 교육감들은 지난 7일에도 7명이 비공개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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