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서거] 혈관·신장 질환으로 잦은 입원 치료

■ 퇴임후 괴롭힌 고질병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은 퇴임 후부터 병치레가 끊이지 않았다. 지난 2003년 5월 심장혈관 질환으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해 심혈관 확장시술을 받았으며 비슷한 시기에 콩팥 기능이 떨어져 몇 차례에 걸쳐 혈액투석을 받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때부터 1주일에 3차례가량 병원을 찾아 지속적으로 혈액투석을 받아왔다. 그러던 김 전 대통령은 2005년 8월 건강검진차 병원을 찾았다가 세균성 폐렴 증세가 발견돼 세브란스병원에 다시 입원하기에 이른다. 세균성 폐렴은 일종의 합병증 증상으로 김 전 대통령이 평소 앓아오던 질환이 악화됐음을 의미한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은 항생제 치료를 통해 폐렴 증세를 치유한 뒤 1주일 만에 퇴원했지만 별다른 합병증은 없었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었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은 퇴원 1개월 만인 그해 9월 말 고혈압과 폐에 물이 차는 폐부종 증세로 세브란스병원에 재차 입원, 혈액투석을 받게 된다. 당시부터 의료진 사이에서는 김 전 대통령의 건강을 우려하는 시각이 우세했다. 이후 고인은 지난해 7월 말에도 폐렴 증상으로 입원, 정밀 건강검진을 받기도 했다. 2003년 이후부터 거의 매년 병원에서 1주일 이상 입원치료를 받은 셈이다. 고인은 올해에도 7월 폐렴 증상으로 다시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했으며 예전과 달리 병세가 회복되지 못한 채 인공호흡기를 착용하기에 이르렀다. 세브란스병원 의료진은 인공호흡기를 착용시킨 게 위급상황 때문은 아니라고 밝혔지만 김 전 대통령의 호흡곤란 증세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으며 입원 1개월여 만에 최후의 연명 치료술인 기관절개술을 통해 인공적으로 호흡을 연장하기에 다다랐다. 기관절개술은 목 중앙 기관(氣管)에 호흡기 튜브를 넣어 인공호흡기를 직접 폐와 연결하는 방식으로 고인은 시술 이후 20여일을 이 같은 인공호흡에 의존해야만 했다. 박창일 연세의료원장은 "고인은 2003년께부터 기력이 쇠하기 시작해 거의 매년 만성병 치료를 받아왔다"며 "입원 때마다 주치의는 물론 질환 관련 전문의들이 병세를 호전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서거하게 돼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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