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對테러전 美에 빚져"… 브라운 英총리 발언 구설수

”국제사회는 대테러전에서 미국에 빚을 지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가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위해 워싱턴으로 향하기 직전 밝힌 견해가 구설수에 올랐다. AP통신은 29일(현지시간) 브라운 총리가 이날 미국으로 향하는 비행기 속에서 동행하던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이번 방문을 통해 “영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인 미국과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브라운 총리는 이번 방미기간동안 과거 ‘부시의 푸들’이라고 불릴 정도로 미국과 밀착된 행보를 보였던 토니 블레어 전총리와는 달리 차별화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영국민들에게 기대를 받아 왔다. 그러나 이번 그의 발언은 그런 기대감과는 거리가 먼 느낌이다. 브라운 총리는 아울러 양국의 관계가 전임자인 블레어 총리 때보다 멀어질 것이라는 관측을 부인했다. 그는 “미국 국민은 놀라운 회복력과 용기로 9.11을 극복함으로써 건물은 무너뜨릴 수 있어도 가치는 무너뜨릴 수 없음을 보여줬다”고 극찬하고, “미국이 국제 테러리즘과의 전쟁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사회는 미국에 대한 채무를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교 전문가들은 브라운 총리가 미국과 밀접한 관계를 추구하면서 영국의 이해관계가 얽힌 문제에 대해서는 실익을 챙기는 실리주의를 추구할 것으로 예상하며 첫 방문부터 블레어 전총리와 눈에 띄는 차이를 드러내진 않을 것으로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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