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커뮤니케이션이 9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 지 보름 만에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위기에 처했다.
신용등급이 투자등급에서 투기등급으로 내려갈 경우 채권가격 급락과 투자자 손실이 불가피해 라이코스 인수와 채권발행을 주도했던 대주주의 도덕성에 대한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5일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다음이 회사의 현금흐름에 중대한 변화가 생겼다며 각각 미확정검토(와치리스트)와 점진적 관찰에 등록한 후 추가 실사를 거쳐 신용등급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이 채권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으로 1,100억원(9,500만달러)을 라이코스 인수에 투자한 것은 막대한 현금유출 외에 추가적인 운영자금 지원이 예상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라이코스의 인수배경과 향후 투자 및 운영계획에 대해 관찰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신평사들은 등급평가 보름 만에 이 같은 일이 발생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당혹해했다.
이주영 한신평 선임연구원은 “라이코스와의 협상이 비밀리에 진행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그러나 국내 사이트를 확충하는 정상적인 투자가 아니라 새로운 사이트를 하나 더 개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리스크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라이코스는 9,800만달러 매출에 적자규모가 2,400만달러에 달하고 트래픽 랭킹도 2년 동안 하락했다.
문제는 한신평과 한기평이 다음의 신용등급을 투자등급 맨 마지막 단계인 BBB-와 BBB로 평가했고 다음은 1년짜리 200억원, 2년 500억원, 3년 200억원어치 등 총 9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그러나 신용등급이 한단계만 내려가도 투기등급으로 추락하게 되고 금리는 큰 폭으로 오르면서 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진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라이코스 인수에 필요해 채권을 발행한 것도 있지만 투자 후 채권발행이 힘들 것으로 보고 미리 큰 금액을 조달했을 수 있다”며 “투자등급 금리로 다음 채권을 인수한 투자자들은 보름 만에 투기등급 채권을 들고 있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용등급이 하락할 경우 주식시장에서 며칠 연속 하한가를 맞는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증권사들은 다음의 라이코스 인수가 확정된 후 잇따라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낮췄다. 다음 주가는 지난 6월 중순 5만5,000원에서 두달 만에 3만1,000원대로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