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2월 17일] 中企 지원, 미래가치 따져야

박종대(화인경영회계법인 대표)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ㆍ발전하기 위해서는 이익창출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역으로 미래 이익창출 가능성이 낮은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 기업은 생존 그 자체를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고용을 유지하면서 사회에 기여한다. 때문에 기업에 대한 평가기준에서 기업의 재무상태와 경영성과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기업의 미래가치다. 지난해 가을 이후부터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들이 정책기관 및 각종 시중 금융권으로 몰리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평가방식은 현재와 같은 특수 상황에서 기업들에 불이익으로 돌아갈 수 있다. 단편적 실적 평가는 부작용 불러
현재 평가요소로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게 최근의 기업성과와 재무상태이며 이를 표시하는 종합보고서가 바로 재무제표다. 일반적으로 동일한 기업의 경영성과와 재무상태는 단기간 내 급격한 변동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재무평가모형은 통일된 기준하에서 수많은 기업을 신속하고 간편하게 융자심사를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효율적인 도구다. 하지만 최근 급변하는 경제환경하에서 재무제표 중심의 평가방식은 기업들에 절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현재의 평가방식은 기업의 과거 실적을 보고 단편적ㆍ기계적으로 기업을 평가하기 때문에 기술 사업성이 있는 성장 유망한 기업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를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글로벌 경기둔화로 모든 기업의 성과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재무제표 위주의 평가는 기업의 신용등급 하향을 초래해 제대로 된 평가를 저해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일시적으로 자금난을 겪는 유망 중소기업들에 제대로 자금지원이 되지 않아 이들을 ‘흑자도산’으로 내모는 부작용도 발생한다. 따라서 업계 전체에 만연한 이른바 ‘돈맥경화’ 현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기술사업성 중심의 평가로 전향적인 변화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기업의 미래 성장가능성 평가를 위해서는 기업이 가진 기술성 및 사업성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과 평가가 수반돼야 한다. 즉 기업이 보유한 기술수준ㆍ기술가치ㆍ제품경쟁력ㆍ시장성과 더불어 경영자의 능력 및 사업화 가능성 등 미래 수익창출의 기반이 되는 핵심 요소들을 심층 평가해 미래 성장성이 있는 기업을 발굴ㆍ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기술사업성 중심의 평가는 각각의 기업이 주장하는 경쟁력에 대해 보다 유연하면서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를 통해 기존의 재무평가 기준이 초래할 수 있는 판정오류로 유망기업이 융자심사에서 탈락되는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심층적이고 시의적절한 평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기술사업성 중심의 평가를 위해서는 고도의 심사능력과 효과적인 평가도구를 필요로 한다. 기업의 영업ㆍ투자ㆍ재무활동에 대한 체계적인 파악이 필요하며 산업 및 기술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 능력이 필수적이다. 또 현재와 같이 중소기업들의 자금신청이 폭주하는 상황에서 신속한 처리를 위해 체계화된 평가도구 개발이 필요하며 산업ㆍ경제의 변동에 따라 지속적이고 유동적으로 개선돼야 한다. 단 이러한 평가방법은 평가 관련 비용의 상승이 우려되고 주관적인 요소를 최대한 객관화해야 하는 등 평가상의 한계도 존재하므로 이에 대한 대응책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 기술사업성 평가로 전환 필요
최근 중소기업청이 ‘2009년도 정책자금 운용계획’에서 밝힌 바와 같이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경영악화로 중소기업들의 재무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임을 감안해 정책자금 심사에 있어서 기술성ㆍ사업성 등 비재무평가 비중을 대폭 확대한 것은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민간의 시장기능을 보완할 수 있는 정부 부문에서부터 충분한 사전준비를 통해 기술사업성 중심의 평가체제로 전환된다면 미래성장가능성을 갖춰도 자금경색을 겪는 중소기업의 아우성에 보다 과감하고도 신속히 화답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동시에 중소기업들은 글로벌 경제시대에 부응해 기업 경영의 투명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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