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을 빛낼 CEO] 김한섭 KTB네트워크 사장

"대형·전문화로 종합투자그룹 도약"
올 6,000억 추가 결성 총 1兆5,000억이상 운용
투자심사역 전문성 높이고 해외시장도 적극 공략



2006년 3월24일 오전 KTB네트워크 주주총회에서는 의미있는 안건이 통과됐다. 국내 투자회사 최초로 평사원 출신인 김한섭(54) 대표이사 부사장이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된 것. 김 사장은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을 거쳐 지난 81년 KTB네트워크의 전신인 한국기술개발의 창립멤버로 합류, 국내 투자업계의 맏형이자 산 증인으로 통한다. 지난 2002년부터 권성문 오너 겸 대표이사 회장을 대신해 회사 업무를 총괄적으로 진두지휘해온 만큼 KTB네트워크의 성장세가 더욱 가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투자업계 안팎에서 나왔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 2006년은 KTB네트워크에게 각별한 한 해로 기억되고 있다. 운용펀드 규모를 1조원(납입자산 기준) 이상으로 키워 규모의 경제를 실현했기 때문이다. 올해에는 2008년 금융시장통합법 시행과 사모투자펀드(PEF)시장 확대 등을 앞두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벤처투자 뿐만 아니라 자산운용시장에서 세계최고 수준의 투자그룹으로 성장해 나간다는 목표를 세웠다. ◇대형화ㆍ전문화로 승부= 김 사장이 실질적인 대표이사로서 가장 신경써온 부분은 운용자산 규모의 대형화와 투자심사역의 전문화. 이를 위해 탁월한 투자성과를 투자자에게 제시하고, 지속적으로 자금을 끌어들여 신규 펀드를 결성해야 했다. 김 사장은 이를 위해 회사의 체질강화 작업에 나섰다. 우선 지난 2004년 당시 감액손실로 1,100억원의 부실자산을 떨어냈다. 또 2002년부터 실시해온 전문가제도를 정착시켜 능력이 검증된 투자심사역이 특정 분야에서 계속 근무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는 순환근무제로 인해 전문성을 키우기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조처로 투자심사역의 책임ㆍ권한 강화는 물론 투자 전문성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이런 노력으로 이듬해인 2005년 206억원의 순이익을 냈고, 지난해에도 이 수준을 넘는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투자자들의 평가가 호의적으로 변하면서 지난해 총 5,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지난해 5조원을 넘어서는 시장으로 급성장한 PEF 부문에서도 2,500억원의 펀드를 결성했다. 김 사장은 “지난해 바이아웃(Buy-outㆍ기업인수 후 매각) 투자를 중심으로 운용자산 규모를 키운 결과 운용펀드 규모가 1조원을 돌파했다”며 “올해는 총 6,000억원(바이아웃투자 5,000억원, 국내ㆍ외 벤처투자 1,000억원) 가량의 펀드를 새로 결성해 운용펀드 규모를 1조5,000억원 이상으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회사와 제휴로 종합투자그룹 성장= 투자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해외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지난해 8월 중국에서 1억 달러 규모의 투자펀드를 결성한 KTB네트워크는 올해 미국시장에서 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추가로 결성할 예정이다. KTB네트워크가 펀드 규모는 작더라도 해외시장에 신경쓰는 이유는 협소한 한국시장에만 매달려서는 무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2004년 1,000만 달러 규모로 결성된 중국 투자펀드에서 2년만에 100%가 넘는 투자수익을 거두는 등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KTB네트워크는 100% 자회사인 KTB자산운용과의 제휴에도 적극적이다. 여기에는 자산운용의 가파른 성장세와 함께 2008년 하반기 시행 예정인 자본시장통합법에 대비한다는 전략이 숨어있다. 양사는 지난해 6월 코스닥 상장주식과 비상장주식에 절반씩 투자하는 ‘KTB 트윈-스타펀드’(300억원)를 결성했다. 단순히 지분법 평가만 반영하던 KTB자산운용의 활용을 극대화하고 있는 셈이다. 김 사장은 “종합투자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프라이빗 에쿼티(Private Equity) 투자 경험에 자산운용 노하우를 접목시켜야 한다”며 “급변하는 자본시장에서 리딩 컴퍼니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자산운용과의 시너지 창출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훈기자 shlee@sed.co.kr ◇김한섭 사장 프로필 ▦53년 구미 출생
▦71년 경북고 졸업
▦75년 서울대 기계공학과(학사)
▦77년 성균관대 무역대학원 졸업
▦75년~ 산업은행, 현대중공업
▦81년~ 한국기술개발(→한국종합기술금융)
▦99년~ 한국종합기술금융(→KTB네트워크) 상무ㆍ전무
▦2003년~ KTB네트워크 대표이사 부사장
▦2006년~ KTB네트워크 대표이사 사장 ● CEO 메시지
"정직·열정·능력 갖춘 인재 돼야"
친애하는 임직원 여러분. 새로운 한 해가 밝았습니다. '오는 2010년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투자전문회사가 되겠다'는 KTB네트워크의 비전을 새해 아침에 떠올려 봅니다. 불모지와 다름없던 국내에서 KTB네트워크가 한국을 대표하는 투자전문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결정적인 동력은 다름 아닌 우수한 인재들, 바로 여러분 덕분이었습니다. 금융업의 경쟁력은 핵심인재들의 역량에서 결정되는 것이며, 특히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투자전문회사로 도약하는 지금 인적자원의 중요성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KTB네트워크는 정직ㆍ열정ㆍ능력을 가진 인재를 지향합니다. 정직하고 업무에 열정적이며, 전문 능력을 겸비한 인재를 중시하는 인간중심경영을 통해 주주와 고객에게 최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것을 경영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정직이란 투자 업무를 담당하는 투자전문가그룹에게는 절대적인 자질입니다. 투자업무를 담당하는 투자심사역들은 여러 유혹에 빠질 수 있습니다. 정직해야만 당당하고 책임감있게 일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게 제 소신입니다. 열정이란 회사와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적극적인 자기개발과 팀웍을 통해 자아를 실현해가는 동력입니다. 바로 초일류를 지향하는 마음자세입니다. 열정을 자진 사람은 무한경쟁시대를 이겨낼 수 있는 능력을 쌓을 수 있습니다. 뛰어난 개개인의 업무 수행능력은 회사의 대외 신뢰도를 높여 결국 개인과 회사의 성장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새해 아침 여러분들에게 또 하나 강조하고 싶은 것은 자율과 책임입니다. 현재 KTB네트워크의 경영은 각 본부별로 권한과 책임을 위임받아 운영되는 자율경영을 근간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는 각 본부가 본부장의 책임 아래 경영활동에 필요한 많은 권한을 자율적으로 운영해야 투자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KTB네트워크가 펀드 규모 및 운용성과 등 외형적 부문뿐만 아니라 심사능력 제고, 책임의식 강화 등 보이지 않는 부문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해온 데는 자율경영이 큰 힘이 돼 왔다고 자부합니다. 물론 자율경영을 통해 부과된 권한에는 당연히 책임이 뒤따른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임직원 여러분들이 올 한해도 회사에 대한 주인정신으로 업무에 더욱 정진해 나간다면 세계최고의 투자전문회사라는 비전이 우리 앞에 성큼 다가올 것으로 확신합니다. 올 한해도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 CEO가 권하는 한 권의 책 '인생수업'
'인생의 참의미' 생각케…
인생수업이란 책은 타임이 선정한 20세기 100대 사상가 중 한 명인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가 죽음 직전의 사람들을 만나고 쓴 인생에서 꼭 배워야 할 것들에 관한 기록이다. 죽음을 앞둔 뒤 인생을 더욱 분명하게 볼 수 있게 된 '인생의 스승들'이 전하는 삶의 진실과 교훈이 담겨있다. 이책은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로 꼽히는 저자 자신이 지난 2004년 눈감기 전에 남긴 마지막 저서이기도 하다. 이 책은 인생의 존재를 이렇게 정의한다. 살고(Live), 사랑하고(Love), 웃고(Laugh), 배우고(Learn), 마지막으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그런만큼 삶은 하나의 즐거운 모험이 돼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말하는 인생이라 자칫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인생의 참 의미를 새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인간들은 삶속에서 배움을 얻으려는 노력을 하지만 배움을 얻는다는 것은 갑자기 더 강해지거나 행복해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사는 것을 의미한다는 작가의 말은 모두가 성공에 목말라하고 있는 지금 이 시대에 항상 곱씹어 볼 말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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