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데이트] 현대건설 심옥진 해외담당사장

현대건설은 올들어 해외건설 수주목표액을 두번이나 상향 조정했다. 작년말 설정한 목표액은 20억달러였다. 그러나 올들어 달러확보를 위한 수주전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연초 30억달러로 높였고, 최근에는 다시 40억달러까지 예정하고 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로 유례없는 어려움을 겪었던 지난해 실적(13억달러)에 3배 가까운 규모다.현대건설이 이처럼 해외공사수주에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은 심옥진(57)해외담당사장의 철저한 시장분석과 치밀한 협상전략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沈사장의 이같은 전략에 힘입어 현대는 지난 15일 9억5,500만달러(약 1조1,700억원)규모의 이란 천연가스 생산공장 건설공사를 따내는 등 올들어 13건에 18억6,400만달러 규모의 해외공사를 수주했다. 이는 지난해 실적을 이미 넘어선 규모다. 이란 프로젝트는 초대형 공사라는 것 외에도 한동안 닫혔던 이란건설시장의 문을 다시 열고, 나아가 제2의 중동신화를 재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던졌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상반기중 최초 목표액 돌파가 무난할 것이라는 沈사장은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수주활동에 나서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손해보는 공사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윤이 없다면 절대로 일하지 않는다」것이 그의 확고한 신념이다. 입찰협상(네고)을 하더라도 1%이상의 가격을 깎아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건설시장의 흐름도 적정한 이윤을 보장해주는 대신 일정 수준의 품질을 확보해야 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적정이윤을 보장해줘도 제대로 일을 하지 않으면 국제적으로 「왕따」당합니다』라고 세계시장의 흐름을 전했다. 沈사장은 『입찰협상(네고)은 상대와 자신의 패를 보여주는 것이고, 나의 패가 나쁘면 제대로 네고할 수 없다』면서 『이 때문에 해외건설수주는 운에 좌우되지 않는 철저한 전략싸움이다』고 말했다. 입찰정보 입수에서부터 파트너설정, 파이낸싱, 입찰가격책정에 이르는 입찰준비에 관한 모든 과정이 두뇌게임이라는 것이다. 그는 업무특성상 국내보다 해외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그는 계동 사옥에 출근하면 곧바로 컴퓨터를 켜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한다.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 발주처 동향을 수집하고 해외공사 현장을 체크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해외출장 때에도 반드시 노트북을 들고간다. 沈사장은 『한국건설은 70년대 오일쇼크를 중동진출로 극복한 경험이 있다』면서 『건설인으로서 보람이라면 나라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해외건설시장을 개척해 경제입국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있다는게 보람이다』고 담담히 말했다. /권구찬 기자 CHAN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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