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여 동안 사실상 단절됐던 노동부와 민주노총의 대화 채널이 복원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부는 13일 오후 이영희 장관과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이 정부 과천청사 장관실에서 만나 앞으로 현안이 있을 때마다 수시로 대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노동부와 민주노총은 일단 실무자들의 협의를 적극적으로 이어가고 이전 정부 때처럼 장관-위원장, 차관-사무총장 간의 협의 틀을 유지할 계획이다. 노동부의 한 관계자는 “이 장관과 임 위원장이 필요할 때 언제라도 전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양대 노총의 한 축인 민주노총 위원장이 노동부를 찾은 것은 지난해 3월 이석행 전 위원장이 이 장관의 취임을 맞아 한 차례 방문한 후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임 위원장은 회담 직후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눈 자리라기보다 양측 간 대화의 시작이라는 데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여러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지만 오늘 만남의 성과는 서로가 1년 넘게 단절됐던 관계를 복구한 데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문숙 민노총 대변인은 “신뢰회복 기간이 필요하겠지만 서로가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정례적인 협의 틀을 마련한 것은 아니지만 필요할 때 수시로 양측의 실무진이 만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정규직법과 최저임금법 개정, 특수고용노동자의 지위 문제 등 핵심 현안에서는 여전히 양측의 입장차가 명확해 앞으로의 관계를 낙관만 할 수는 없다. 노동부의 한 관계자는 “필요할 때마다 서로 간 논의를 진행해 그 틈을 메우자는 것”이라면서도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조합 인정이나 비정규직 고용기간 연장 요구 등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