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토란 자회사' 거느린 기업 관심을

삼양사-삼남석화 덕분에 2분기 경상이익 35% 증가
블루코드-상반기 순익 뮤직시티 포함땐 306%나 늘어
코리아서키트-인터플렉스 지분법 평가익 올 100억 넘을듯
우리조명-우리ETI 실적호조 힘입어 순익 658% 급증

“알토란 같은 자회사 덕 좀 보고 있지요” 12월 결산법인의 상반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면서, 실적이 좋은 자회사 덕분에 이익이 많이 난 기업들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에는 기업 자체의 수익성 뿐만 아니라 자회사 보유지분 등에 따른 자산가치도 중요하게 여겨지는 추세”라며 “상반기 자회사의 실적호전에 힘입어 ‘깜짝 실적’을 달성한 이후 실적 증가세가 꾸준히 지속될 기업들을 주목해야 된다”고 말한다. 특히 여러 개의 자회사를 보유한 기업의 경우, 한 종목만으로도 여러 종목에 투자하는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까지 노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상장ㆍ등록기업들은 지분법에 따라 20% 이상 출자한 자회사의 순익을 보유지분만큼 재무제표에 반영하고 있다. 자회사의 실적 성적표가 모기업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투자할 기업이 어떤 자회사를 가지고 있고, 또 자회사의 실적은 어떠한지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효자’ 자회사 둔 상장기업에 관심을= 삼양사는 지난 2ㆍ4분기 자회사 덕에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지분 40%를 보유한 자회사 삼남석유화학이 고순도 테레프탈산(TPA)의 중국 수출을 크게 늘리며 실적이 호전된 것. 이에 따라 삼양사의 경상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1% 증가했다. 이를 포함한 상반기 경상이익은 515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경상이익을 이미 넘어섰다. 오리온 역시 온미디어ㆍ미디어플렉스 등의 자회사에서 본격적으로 지분법평가이익이 창출되기 시작해 실적 호전이 기대되는 종목. 지난해 오리온의 수익성을 훼손시켰던 자회사 스포츠토토의 경영정상화가 기대된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황호성 L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오리온의 향후 주가는 자회사들의 성과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면서 “주요 자회사들의 수익이 빠르게 늘고 있고 스포츠토토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감소하고 있어 적극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코리아써키트는 회사 내 일개 사업부였던 인터플렉스를 자회사로 독립시킨 이후 재미를 톡톡히 본 케이스다. 코스닥 등록기업인 인터플렉스는 올 상반기 매출액 1,706억원에 순이익 232억원을 달성, 코리아써키트의 실적(매출액 759억원ㆍ순이익 176억원)을 앞질렀으며 올해 총 100억원이 넘는 지분법평가이익을 안겨줄 것으로 전망된다. 대림산업도 여천NCCㆍ대림코퍼레이션ㆍ대림아이앤에스 등 자회사들의 실적이 호전되고 있어 올해 이익 증가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라공조도 HCC 캐나다ㆍHCC 타일랜드 등 해외자회사 지분법 평가이익이 증가한데 힘입어 2ㆍ4분기 실적이 당초 예상치를 훌쩍 넘었다. 유한양행의 경우 만성적 적자구조로 고전하던 자회사 유한화학이 에이즈 신약인 엠트리바의 원료를 합성하여 수출하면서 올 상반기 24억원의 지분법 평가이익을 얻었다. ◇코스닥 기업들도 자회사 덕에 웃는다=반도체 장비업체인 블루코드는 100% 자회사인 뮤직시티의 순이익이 더 크게 나기 때문에 반도체장비 회사라기 보다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분류된다. 상반기에 클린룸 관련 매출증가에 뮤직시티의 실적(2분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2,054% 증가)이 더해지면서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6.9% 늘어나는 깜짝실적을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반도체주가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인 영향으로 주가가 급락했지만 이후 회복세를 타고 있어 주가 강세가 기대된다. 전상용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블루코드는 뮤직시티의 실적호전 등으로 순이익이 올해 50억원, 내년 150억원이 예상되는 등 이익 증가세가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텐트 제조회사인 경조산업은 지난 6월 온라인게임 ‘거상’으로 유명한 게임업체 조이온의 지분 47.4%를 확보해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성장성이 떨어지는 제조업의 한계를 극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 조이온은 상반기 매출액 140억원, 영업이익 41억원, 순이익 34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경영목표는 매출액 304억원, 순이익 80억원이다. 경조산업은 지난 상반기(2003년7월~2004년3월)에 적자로 돌아섰지만 조이온의 이 같은 실적 전망에 힘입어 올해 흑자 달성이 기대된다. 이밖에 CJ엔터테인먼트는 50%의 지분을 갖고 있는 CGV가 내년초를 목표로 상장을 추진중이어서 이에 따른 지분법평가이익이 기대된다. 또 선양디엔티(옛 선양테크)는 자회사인 선양디지털이미지가 상반기에 전년 동기보다 11배나 많은 매출을 올려 주목을 받고 있으며 우리조명은 상반기 자회사인 우리ETI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순이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658% 늘어나는 호조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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