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멕시코를 국빈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이 묵고 있는 멕시코시티 호텔 앞에서 때아닌 깜짝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를 주도한 이들은 ‘한국 팬클럽’ 소속 회원들로 이들의 요구 사항은 영화배우 장동건씨와 안재욱씨를 멕시코로 보내달라는 것이었다. 멀게만 느껴진 중남미 대륙 멕시코까지 한류열풍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아시아 지역에서 강하게 불었던 한류열풍은 이제 세계로 영향력을 뻗치며 그 위세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게다가 한류열풍은 이제 엔터테인먼트 분야에만 불고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정보기술(IT) 산업도 해외에서 인정받는 세계 초일류 IT 강국이라는 영광스런 자리를 확고히 굳혀가고 있다.
노 대통령도 이번 중남미 국가를 비롯해 방문하는 나라마다 한국 외교의 무기로 IT를 내세울 정도다. 이른바 최근 아시아에 불고 있는 한류(漢流)열풍에 IT 산업을 접목시킨 ‘디지털 한류’ 열풍이 강하게 불고 있는 것이다.
한국산 휴대폰의 판매량은 2위와 0.4% 차이로 세계 3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유럽에서 한국산 휴대폰을 소유하는 것은 귀족임을 상징할 정도다. IT 분야에서의 한류열풍은 소비재뿐만이 아니다.
IT와 첨단 문화산업의 메카로 급부상한 게임산업은 산업성장률 면에서도 지난 2003년 대비 38.4%나 급성장하며 지난해 시장규모도 무려 2조원을 넘어섰다. 중국ㆍ대만ㆍ일본ㆍ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지난해 2억5,000만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하며 한국 경제발전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이처럼 세계적인 IT 강국으로 성장한 한국에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면서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은 5일 영국에서 열린 ‘i2010콘퍼런스’ 행사에 주제 발표자로 초청받았다.
진 장관은 유럽 25개국 IT 장관과 각국 정보통신 관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DMBㆍ와이브로 등 한국의 IT839전략에 대해 설명하며 한국 IT의 발전상을 유럽 선진국들에 확실히 각인시켰다. 언제 대한민국의 장관이 한국의 정책을 유럽 25개국 장관들이 모인 자리에서 강연하고 박수를 받아 본 일이 있는가.
이제 우리는 이 기세를 몰아 시장개척에 나서야 한다. 우리는 지난 20년간 정보사회 구축을 위해 열심히 달려온 결과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화 강국으로 우뚝 섰다.
정보화 선진국답게 인터넷, 전자정부, 중소기업 정보화 등 IT 노하우를 우리보다 뒤처져 있는 나라에 적극적으로 전수하고 전파해야 한다. 아시아ㆍ중남미 무대는 물론 세계 어느 곳에서도 우리나라의 IT 기술력과 정보화 구축 노하우는 문화 콘텐츠에 불고 있는 한류열풍을 이어가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