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잇달아 투자확대를 선언했지만 최근 두달간의 모습에서는 구체적인 실천의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직접금융 자금조달 실적에 따르면 시설투자를 목적으로 한 회사채 발행은 올들어 지난 3월 772억원 규모가 이뤄진 것을 마지막으로 4ㆍ5월 두달간 전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운용자금용(4월 28건 1조2,866억원, 5월 22건 1조1,422억원) 및 차환용(5월 9,611억원) 회사채는 꾸준히 늘어나 기업들이 여전히 회사채 발행을 통해 빚 갚는 데 주력하는 양상이다.
기업들이 이처럼 시설투자에 몸을 사리는 것은 ▦내수경기 침체로 신규투자의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점 ▦주요 생산설비를 중국ㆍ동남아 등 해외에 집중 구축하고 있다는 점(자금조달의 필요성이 발생하면 현지에서 충분히 조달할 수 있음) ▦IMF 이후 기업들이 유동성 확보를 정책의 최우선과제로 삼은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여기에다 4~5월이 계절적으로 투자 비수기라는 요인도 가세하는 모습이다.
한 증권사의 채권딜러는 “문제는 기업들이 투자하고 싶어도 할 대상이 없다는 것”이라며 “내수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한 회사채 증가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