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산하 국제정책대학원이 경영학 전공과정 3개를 내년부터 폐지할 것으로 보인다. 민간 영역인 MBA 분야를 국책연구원이 거느리는 건 맞지 않다는 논리다. 그러나 당장 올 가을학기 신입생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있고 내년도 입학생 모집을 준비하고 있는 시점에 갑작스럽게 결정이 내려져 뒷말이 무성하다.
감사원으로부터 전임 원장의 연봉책정 문제와 교수들의 무단결근 등 도덕적 해이를 지적 받은 결과라는 얘기도 나온다.
29일 KDI에 따르면 총리실 산하 경제ㆍ인문사회연구회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KDI대학원 선진화 방안'을 확정, KDI대학원의 석사과정을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KDI대학원은 설립취지에 맞게 내년부터 정책학 과정은 확대 개편하되 일반 경영대학원 방식의 경영학 전공은 폐지한다. 기존의 정책학석사(MPP) 과정에는 경제개발정책학과 공공관리정책학 세부전공이 신설되는 대신 경영학ㆍ투자경영학ㆍ자산운용경영학 등 경영학 과정은 폐지된다.
KDI대학원은 "'글로벌 정책전문가 육성과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 공유 및 전수'라는 대학원의 교육목표를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정책학 과정에 역량을 집결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갑작스러운 경영학 과정 폐지 결정에 정책의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당장 재학 중인 대학원생들과 졸업생들의 반발이 거세다.
KDI대학원은 '국제화를 위한 전문인력 양성'을 설립목적으로 지난 1998년 개원할 때부터 MPP(경제정책ㆍ국제관계ㆍ개발경제)와 MBA(국제경영) 두 개의 학위과정으로 설립됐다. 이번에 없어지는 MFDI 과정이나 MAM 과정은 모두 정부가 직접 인가하거나 정부 정책방향에 맞춰 설립됐는데 이제 와서 없어지는 건 일관성 측면에서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KDI가 감사원으로부터 도덕적 해이 문제를 지적 받은 데 따른 조치라는 해석과 일반 사립대학 MBA의 입김이 작용해 결정이 내려진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