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자위 '정부조직 개편' 논란

한나라, 복수차관제·방위사업청 신설반대

국회 행정자치위는 25일 `복수차관제' 도입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한 공청회를 열어 본격적인 여론 수렴에 착수했다. 개정안은 재정경제부와 외교통상부, 행정자치부, 산업자원부 등 업무영역이 다양하고 통솔범위가 넓은 4개 행정부처에 복수차관제를 도입토록 하는 게 골자이다. 공청회에서는 새로운 행정수요에 따른 정부기능의 확대와 통솔범위의 적정화를근거로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고위직 신설에 따른 국민재정부담 증가와 정무직 `위인설관'의 우려가 있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서영복 행정개혁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이날 발제문을 통해 "참여정부 들어 장.차관급 고위직은 127명으로 IMF때보다 오히려 38명이 늘었다"면서 "국민의 재정 부담에도 불구하고 자리만 늘리는 `선심정부'가 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서 사무처장은 또 "추가되는 차관직에 전문가가 아닌 정치인이 임명돼 직업관료들의 전문적인 업무수행을 흔들 수 있다"면서 "엽관적 임명이라는 의구심이 든다"고말했다. 반면 중앙대 황윤원 교수는 "신자유주의 기조아래 정부 조직의 감축목표에만 지나치게 집착해 `작은정부'는 구현했지만, `힘없는 정부' 또는 `일 못하는 정부'가됐다"면서 "행정수요의 증대 및 다양화로 인해 정부기능이 확대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황 교수는 이어 "행정수요의 대부분이 국내 중심에서 국제문제로 확대돼 세계의변화추세에 맞춘 행정이 필요하다"면서 "복수차관제를 통해 장.차관의 분야별 전문지식과 협상능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청회에서는 또 국방획득업무를 총괄 수행할 `방위사업청'을 국방부 외청으로신설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란을 벌였다. 열린우리당 노현송(盧顯松) 의원은 "분산된 기관에서 수행하던 획득업무를 한기관에서 전담할 경우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 반면, 한나라당 김기춘(金淇春) 의원은 "권력분산과 상호견제라는 민주원리에 역행한다"고 반대했다. 한편 행자위 한나라당 간사인 이인기(李仁基) 의원은 공청회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복수차관 도입은 `작은 정부, 큰 시장'의 원칙에 위배되며, 방위사업청 신설은 통제장치가 마련되지 않는 한 오히려 더욱 큰 비리가 발생할 수 있다"며 당론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행자위는 개정안을 26일 열리는 법안심사소위로 넘겨 심도있는 논의를 계속키로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용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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