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진화포럼 월례토론회 분양가 상한제등 재정여력 무시한 경제정책도 선별 필요 차기 지도자 덕목 '인기놀음' 아닌 '정책 추진력'이 우선
입력 2007.03.27 18:29:28수정
2007.03.27 18:29:28
"인기영합적 대선 공약 남발 철저 검증"
■ 선진화포럼 월례토론회분양가 상한제등 재정여력 무시한 경제정책도 선별 필요차기 지도자 덕목 '인기놀음' 아닌 '정책 추진력'이 우선
이재철 기자 humming@sed.co.kr
올 대선에서 유력 후보들이 내놓는 정책들에 대해 시장경제 논리와 정부 재정여력 등을 근거로 인기영합적 정책 여부를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7일 한국선진화포럼(이사장 남덕우)이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인기영합적 경제정책을 넘어서-선거공약 철저히 검증하자'는 주제로 개최한 월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인기영합적 정책을 남발하고 무조건적인 개방 반대만을 외치는 정치인들에게 쓴소리를 쏟아냈다.
주제발표 이후 김경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의 진행으로 이어진 토론에서 참석자들은 정치인들의 노골적인 인기영합적 행보를 도마위에 올렸다. 통합신당추진모임의 강봉균 의원은 최근 천정배 의원 등 정치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단식농성에 돌입한 데 대해 "국가 미래를 책임지겠다는 정치인들이 한미 FTA를 반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우리나라 정치집단은 글로벌 세계경제에서 살아남으려는 의식이 결여돼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선거용 정책 문제에 대해 "모든 정책에서 중장기적 효과를 국민에게 설득시키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며 "어떻게 정책의 중장기적 효과를 측정해 국민에게 전달할 것인지 연구하고 제시하지 않으면 선거에서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공허할 뿐"이라고 정치권의 자성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강 의원은 개헌 논의와 관련, "현재 우리나라에서 내각책임제 같은 개헌 논의는 사라졌다"며 "단지 노무현 대통령의 말이 맞는지, 틀리는지에 대해서만 논의가 집중되고 있으며 이것이 우리나라의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선진화포럼 운영위원장인 진념 전 경제부총리도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과거처럼 대통령 선거가 연말에 인기가수를 뽑는 방식이어서는 안된다"며 "정책을 철저히 검증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토론회 발제를 맡은 이승훈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분양가상한제와 분양원가 공개를 전형적인 인기영합적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분양가상한제가 실시된 지난 80년대 10년 동안 주택보급률은 사실상 정체 상태를 면치 못했고 결국 80년대 말 아파트 값 폭등으로 이어졌다"며 "분양가상한제와 분양원가 공개는 아파트사업의 수익성을 낮춰 민간 아파트 공급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분양가상한제 등과 함께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 ▦개정 사립학교법 ▦기초연금법의 기초노령연금 등도 인기영합적 정책으로 지목하고 "눈앞의 집권만을 위해 국가의 백년대계를 생각하지 않고 실현 불가능할 정도의 천문학적 예산이 드는 것을 무시하면서 밀어붙이는 게 인기영합적 정책의 일반적 형태"라고 꼬집었다. 그는 "지도자에게 필요한 것은 한 시대를 열광시키는 '인기놀음'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땀과 인내를 요구함으로써 당장은 인기가 없을지라도 국민들이 오랜 기간 따뜻하고 배 부르게 살 수 있게 해주는 정책 추진능력"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이 교수는 대선후보가 내놓는 정책이 좋은 정책인지, 인기영합적 정책인지 가늠할 수 있는 '선거공약 검증 8대 준칙'도 함께 내놓았다. ▦시장경제 논리에 적합한가 ▦도덕적 해이를 유발하지 않는가 ▦법과 질서의식을 저해하지 않는가 ▦지속적인 재원조달이 가능한가 등을 따져 철저하게 정책의 질을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입력시간 : 2007/03/27 1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