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과천·분당 아파트값 내림세로 반전

세무조사등 투기대책 한달여만에 효과

지난달 13일부터 시작된 국세청의 부동산투기 세무조사 등 정부의 투기대책으로 서울 강남, 경기 분당과 과천 등 주요지역의 아파트가격이 내림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4주택 이상 다수주택 보유자들의 아파트 매도 움직임이 포착되고있어 다수주택자에 대한 세무조사가 본격화되는 오는 9월 전후로 연쇄 매도가 있을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투기지역 내림세로 꺾여 = 24일 국세청에 따르면 부동산투기 요주의 지역인 서울 강남구의 아파트 평균 평당가는 지난 5월 중순 2천349만원에서 지난 11일 2천575만원까지 치솟다 18일에는 2천574만원으로 낮아졌다. 특히 대형 평형인 대치동 미도아파트 45평형은 5월 중순 12억4천600만원에서 지난 4일 15억3천500만원까지 올랐다가 11일 15억2천900만원, 18일 15억700만원으로확연한 내림세로 돌아섰다. 은마아파트 18동 7층 31평형도 8억5천만원까지 오르다 7억6천만원으로 내려앉았고, 10억원 이상을 호가했던 미도아파트 101동 34평형도 9억5천만원에 매물이 나왔다. 재건축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의 504동 36평형은 파죽지세로 13억원까지 가격이 치솟다 최근 들어 11억1천만원으로 낮아졌고, 519동 36평형도내림세를 보이며 11억원으로 하락했다. 과천도 같은 사정이어서 7억6천만원을 호가하던 10단지 27평형이 1억5천만원이나 하락한 6억1천만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고 국세청은 전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11일 기준 과천 아파트의 평당가액이 2천472만원을 정점으로상승세가 중지된 것으로 분석했다. 판교 신도시개발의 후광으로 아파트가격이 급상승한 분당의 양지마을 금호아파트 61평형도 7월 들어 1억원 정도 떨어졌다. 그러나 주요 부동산투기 지역의 아파트가격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실제거래는 극히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주택거래신고대상인 서울 강남.서초.송파.강동.용산과 경기 과천.분당.용인, 창원의 60㎡ 이상 아파트와 150㎡ 이상 연립주택의 지난 11일∼17일 거래는 365건으로전주에 비해 16% 감소했다. 국세청은 "매물없이 호가에 의해 가격상승을 주도하던 대부분의 아파트에서 매물이 증가하면서 호가가 떨어졌다"면서 "그러나 매도.매수자간 공방 속에 호가차이가 커 실거래는 극히 부진하다"고 분석했다. 국세청은 아파트가격의 하향추세가 일정기간 계속되면 매도.매수자간 호가차이가 줄어들게 돼 거래량도 많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주택 보유자 매도 이어질듯 =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다주택자에 대한 세무조사 시작 이후 모두 11채가 양도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별도로 14채가 매매계약 단계여서 다주택자에 대한 세무조사가 아파트 매각 유도에 일정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 도곡동에 거주하는 00상역㈜ 회장인 K씨는 타워팰리스 A동 72평형을 매물로 내놨고 경기 분당 거주 공인중개사 Y씨는 분당 수내동 양지마을 금호아파트 50평형을, 서울 목동 거주 00기업 이사 K씨는 목동 14단지 32평형을, 송파 거주 중소기업인 G씨는 문정동 동아아파트 34평형을, 서초동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L씨는 방배동 삼호아파트 45평형을 각각 매도했다. 분당 파크뷰아파트에 사는 3주택자 A씨는 경기 용인 성복동 LG빌리지 2차 62평형을 시세보다 5천만원 낮은 7억원에 내놓는 등 다주택자들의 매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국세청은 전했다. 국세청은 "3주택자에 대한 세무조사가 예고된 상황에서 4주택자는 물론 3주택자들 사이에서도 보유주택을 매각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면서 "세무조사가 시작되는 9월에 이르면 매도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강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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