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13일 MBC 앵커인 박영선씨를 영입, 당 선대위 대변인에 임명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박 앵커의 대항마로 KBS 앵커출신인 신은경씨 영입을 추진, 조만간 출범할 선대위 대변인에 기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4ㆍ15 총선에서 각각 양대 방송사의 간판 앵커출신 인사를 내세워 치열한 한판승부를 펼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는 셈이다. 선대위 대변인은 언론노출이 많아 선거전에서 정당의 이미지 쇄신에 결정적 기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선 대변인은 이날 MBC에 사표를 제출하고 당사에서 가진 입당식에서 “야곱의 사다리가 하늘과 땅을 이어주었다면 나는 정직과 신뢰로 국민과 정치권을 연결하는 사다리가 되려고 결심했다”며 정치인으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박 대변인은 지난 82년 MBC에 입사, 경제부장을 끝으로 22년간 방송기자 활동을 마감하고 정치에 입문했다. 그는 MBC 재직시절 메인뉴스인 `뉴스데스크` 앵커와 경제담당 베테랑기자로 활동하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특히 박 대변인은 같은 MBC 앵커 출신인 정동영 당 의장과 호흡을 맞춰 총선 선거운동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변인의 열린우리당 입당은 남편인 이원조 IBM 고문변호사를 그에게 중매한 정동영 의장과의 인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나라당 관계자는 “KBS 간판 앵커출신인 신은경씨를 비례대표 상위순번으로 예우하면서 선대위 대변인에 기용해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신은경씨는 오랫동안 KBS `9시뉴스` 앵커로 활동하면서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신씨는 같은 KBS 앵커출신으로 15대 의원을 지낸 박성범 한나라당 서울 중구지구당위원장과 결혼, 박 위원장의 정치활동을 도왔다. 그 뒤 결혼정보회사 (주)듀오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한세대 미디어영상학부 전임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신씨는 한나라당에 영입될 경우 선대위 대변인으로서 당의 이미지 제고와 함께 남편 박성범씨의 이번 총선 출마를 지원하거나 남편과 별도로 본인이 직접 비례대표 또는 지역구로 출마하는 등 정치활동에 본격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도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이 같은 움직임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민주당은 그동안 박영선씨 영입을 추진해왔으나 박씨가 결국 열린우리당행을 선택하자 무척 안타까워하고 있다. 민주당은 현재 중견방송인 박찬숙씨나 국민의정부 청와대 대변인 박선숙씨의 영입을 추진, 나름대로 차별화하면서 한편으론 한나라당ㆍ열린우리당 처럼 대어급 여성 방송앵커 영입에도 나설 예정이다.
<구동본기자 dbko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