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국제사회를 향해 연일 강한 공세를 퍼부으면서 북핵 6자회담 재개의 실마리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 주간지 통일신보 최근호(2일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가입한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는 언급과 관련, 남측 정부가 PSI에 전면 참여하면 "이 땅에서 전쟁까지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북한 온라인 매체인 우리민족끼리가 3일 밝혔다.
통일신보는 "언제 어디서 어떤 충돌이 일어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것이 현 북남관계이고 조선반도의 정세"라며 "이런 속에서 남조선이 PSI에 전면 참가하려 하는 것은 화약더미 위에서 불장난을 하려고 하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에 앞서 박의춘 북한 외무상은 지난달 29일 쿠바에서 열린 비동맹운동(NAM) 조정위원회 각료급회의 연설에서 "6자회담 불참" 입장을 거듭 밝히고 "강력한 전쟁억제력" 확보에 힘쓸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2일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최근 한국을 비롯해 국제사회에 잇따라 강경 압박책에 나서는 것은 미국과의 직접 협상을 노린 포석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게리 세이모어 미국 백악관 대량살상무기(WMD) 정책조정관은 지난 1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의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에서 가진 강연에서 "북한은 핵실험을 미국과의 협상을 위한 일종의 위협 카드로 고려하고 있는 것 같다"며 "북한이 핵실험까지 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최근 핵실험 위협까지 하며 국제사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미국은 직접적인 대응은 피하고 북한에 대화를 촉구하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어 북핵 협상 재개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은 6자회담에 나서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리고 있는 북한에 순순히 당근책을 내놓지 않으려는 모습이어서 지난해 12월 이후 개점 휴업 상태인 북핵 6자회담은 장기 동면(冬眠)에 빠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