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고공행진 지속여부 촉각

지난 연말 이후 국제 유가의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이같은 `유가 고공 행진`이 과연 언제 멈출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3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3월물은 0.01달러 상승한 34.94달러를 기록, 35달러대에 다시 바짝 다가섰다. 지난 20일에는 36.37달러까지 상승, 10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었다. WTI는 지난 주 주간 기준으로 2.8%나 상승했으며, 이러한 가격 수준은 일년 전에 비해 8.3% 높은 것이다. 최근 유가 상승을 이끌고 있는 것은 미국 북동부 지역의 기록적인 한파와 원유 재고 부족 등의 요인. 특히 지난 주 미 북동부 지역의 원유 수요량이 전 주에 비해 29%나 상승하는 등 미국 원유 소비량의 75%를 차지하고 있는 북동부 지역에 몰아 닥친 한파가 최근 유가 상승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이번 주에도 북동부 지역의 기온은 예년 평균에 비해 5.8도(화씨 기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유가 상승 부담은 지속될 전망이다. 뉴욕 소재 BNP 파리바의 톰 벤츠는 “기록적인 한파에 따른 유가 상승 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며 “난방유 뿐 아니라 가솔린 가격도 크게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수요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미국의 원유 재고가 예년에 비해 크게 줄고 있는 점도 유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 에너지부에 따르면 1월 셋째 주 미국 내 원유재고는 전주에 비해 120만배럴 증가하긴 했지만,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여전히 3.6% 적은 수준으로, 유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그러나 지난 23일 알리 알 누아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이 “유가가 현재의 수준에서 배럴 당 25달러까지 하락하기를 원한다”고 밝힌 점은 유가 하락 전망을 가능케 하고 있다. 알 누아미 장관은 스위스에서 열리고 있는 다보스 포럼에서 “국제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가격 변동 폭으로 정하고 있는) 22달러에서 28달러사이에서 거래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대 석유 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의 이날 발언은 최근 달러 약세에 따른 이익 감소로 유가 상승을 용인해왔던 OPEC의 태도에 변화를 암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석유 판매 대금을 달러로 받는 OPEC 회원국들은 최근 달러 약세 기조로 인해 실질적인 구매력이 감소했다며 유가 상승을 용인해왔다. OPEC은 다음 달 10일 알제리에서 회의를 갖고 향후 석유생산량과 유가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최윤석기자 yoep@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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