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무서워요. 도움이 필요합니다. 이라크 재건반대 세력이 나와 가족의 목숨을 노리고 있어요"
한 이라크인 NGO 활동가가 생명의 위협에 처했다며 도움을 호소하자 국내 네티즌들이 그를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이라크 평화를 바라는 이들이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에 개설한 카페 `바키통'(http://cafe.daum.net/gibumiraq) 회원들은 이라크 NGO 활동가인 살람씨가 살해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모금운동을 벌여 지원금을 송금하고 있다.
이라크에서 반전·평화 활동과 아동보호 운동을 벌이고 있는 사회운동가인 살람씨가 무장단체들에 의해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며 e-메일로 `SOS'를 요청했기 때문.
이라크전 초기 살람씨는 현지에서 반전 활동을 벌이던 한국인들을 보호해주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고, 당시 도움을 받은 한국인이 e-메일을 받고 이 카페에 그의사정을 알려 카페 회원들이 그를 도울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카페 관계자는 "회원들이 그의 생명을 구할 방법으로 `탈출 자금'을 모아 보내주는 게 가장 낫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모금운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라크가 계속 혼란 속에 있기를 원하는 세력들에 의해 살람씨 같은 활동가들이 공공연히 암살되고 있다고 카페 회원들은 전한다.
살람씨는 `바끼통' 회원에게 보낸 메일에서 "나를 노리는 것으로 보이는 이들이집 밖에서 항상 차를 세우고 지키고 있다. 식구들이 문 밖으로 나가지 못한 채 한방에 모여 공포에 떨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같이 활동하던 친구가 집을 나서다 괴한들의 총에 난사당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비참한 모습으로 죽는 것을 봤다"며 극도의 공포심을 드러냈다.
`바끼통' 회원들은 "살람씨는 이라크전 초기 현지에서 반전 운동을 하던 한국인 활동가를 보호했고 한국과 터키의 전범민중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해 재건반대 세력의 눈에 띌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 카페 회원들은 이달 1일 6천500달러, 2일 2천800달러를 살람씨에게 송금한데 이어 그와 가족이 안전한 제3국으로 탈출할 때까지 필요한 자금을 계속 보낼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