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노인'을 보살피자

요즘 회갑을 치르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줄어든데서 평균수명이 크게 늘어났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된다. 주변을 둘러봐도 과거처럼 회갑연을 갖는 경우가 거의 없다. 60세면 적은 나이가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회갑을 맞이한 사람이 노인취급을 받지 않는 것을 보면 고령화 사회를 실감하게 된다.「인생은 60부터」라는 말도 생겨났다. 현재 우리나라는 60세 노인인구 비율이 전체인구의 6.4%를 차지하고 있고 농촌인구 비율이 높은 우리 전남은 10.8%에 이르고 있다. 흔히 노인인구 구성비율이 전체인구의 14%에 이르면 선진국형 고령사회라고 말한다. 지금의 추세로 보아서 오는 2020년쯤이면 우리나라도 본격적인 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어쩌면 예측보다 훨씬 전에 고령사회가 될지도 모른다. 출산율 또한 눈에 띄게 낮아지고 있다. 이처럼 인구구조가 서구적으로 바뀌면서 사람들의 의식구조 역시 개인주의, 핵가족주의 중심으로 바뀌고있다. 그런데도 사회적 고용구조는 전과 달라진 것이 별반 없다는 것이 문제다. 60세를 전후해 퇴직하거나 사회생활에서 은퇴해야만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즉 물리적으로는 장년이면서 사회적으로는 노인대접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소위「젊은 노인」이 많이 생겨난 것이다. 그러다보니 20~30년 남은 인생은 필연적으로 노후생활에 대한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단적인 예가 있다. 우리나라 대다수의 노인들은 죽을 때까지 자식들에게 재산을 물려주지 않고 끝까지 자신이 관리하겠다고 응답했다는 한 여론조사가 그것이다. 올해는 유엔이 정한 노인의 해다. 이는 격동의 20세기를 살아온 노인들에 대한 관심제고와 다가오는 21세기 노령사회를 대비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제 고령화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고 국가의 여러정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노인인구의 증가는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키고 경제성장을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노인복지 대책을 소홀히하면 21세기엔 국가적 어려움이 커질 수 밖에 없다. 다행히 대다수 노인들은 계속해서 각종 사회활동에 적극 참여하기를 원하고 있으며 자식에 의탁하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가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 특히 지금 우리나라 노인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일제의 핍박을 받았으며 동족상잔의 비극을 직접 겪은 분들이다. 가난을 떨쳐버리고 힘있는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해가면서 자식을 교육시키고 나라의 경제를 일으킨 분들이다. 오늘의 우리를 있게한 분들이 가정과 사회에서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행복한 여생을 보내지 못한다면 이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이제 다가오는 21세기 고령사회에 철저히 대비해 우리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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