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휴대폰업계에 '차이완 주의보'

고급형은 대만, 보급형은 중국 업체들 약진

한국 휴대폰 업계에 ‘차이완 주의보’가 발령됐다. 세계최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차이나모바일이 중국을 넘어 해외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해외 이동통신사업자에 대한 인수합병(M&A)과 보급형 스마트폰 출시 등을 통해 한국 업체를 제치고 아시아 시장은 물론 세계 통신시장의 맹주로 부상하겠다는 목표다. 17일 외신에 따르면 왕 지안주 차이나모바일 회장은 “해외 M&A 기회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차이나모바일은 홍콩, 파키스탄, 대만 기업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차이나모바일은 또 중국 3세대 이동통신 독자 표준인 ‘시분할 연동 코드분할다중접속(TD-SCDMA)’이 사용될 1,000위안(16만원) 이하의 보급형 스마트폰을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한국산 휴대폰은 고가 프리미엄 시장에서 HTC 등 대만업체, 저가ㆍ신흥시장에서 ZTE, 화웨이 등 중국 업체에 의해 견제를 받기 시작했다. 대만의 HTC가 최근 출시한 최신 안드로이드폰 ‘디자이어’의 경우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LG전자와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되고 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1~3위를 기록하고 있는 노키아, 림, 애플 모두 자체 스마트폰 운영체제(OS)를 구축하고 있지만 자체 OS가 없는 삼성전자, LG전자로서는 HTC와 안드로이폰 분야에서 공방전이 불가피하다. 피터 추 HTC 대표는 이미 “2~3년 안에 세계3위 스마트폰 업체로 부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자칫 삼성전자, LG전자가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HTC는 그 동안 한국 내 스마트폰 판매량이 모델당 1만대 수준에 불과했지만, 디자이어를 계기로 한국 시장점유율 확대의 기회로 삼고 있다. 세계시장은 물론 한국시장까지 노리는 것이다. 세계 휴대폰 판매시장에서 6~7위권을 기록중인 중국의 ZTE와 화웨이는 빅5 진입을 호심탐탐 노리고 있다. 저가 시장인 인도에서는 화웨이가 휴대폰은 물론 와이브로 등 IT 전반에서 삼성전자 등과 일전을 벌일 태세다. ZTE는 올해 빅5에 오르고 수 년 안에 빅3로 올라서겠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