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부, 급속한 고령화 대비해야"

국제학술심포 참석차 방한 핸드릭스 美노인학協회장

“한국의 고령화 현상은 가히 혁명적(almost revolutionary)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림대의료원이 마련한 ‘한국 고령화 사회를 대비한 국제학술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존 헨드릭스(Jon Hendricks) 미국 노인학협회 회장은 21일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의 고령화 현상을 이같이 진단했다. 헨드릭스 회장은 “한국은 최근 의학 분야의 발전이 가속화하면서 미국에서 100년 걸릴 일이 20년이면 일어날 수 있게 됐다”면서 “현재 한국의 노년층은 사회의 전통적 가치가 붕괴돼 사회 각 분야에서 압박을 받는 과도기적인 세대”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고령화 현상은 삶의 질이 높아지다가 마지막 2~3년에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지는 (마름모) 형태가 돼가고 있다”면서 “앞으로 한국사회에서 정치ㆍ경제ㆍ사회적으로 큰 구조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고령화 현상을 극복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정부가) 노령층이 사회활동을 할 수 있도록 새로운 일자리를 주거나 기존의 일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면서 “건강한 노인이 몸이 불편한 노인을 돌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 국가는 앞으로 노령층의 의료비 부담 때문에 큰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이날 자리를 함께한 미국 ‘뉴욕-프레스비테리안병원(NYPHㆍNewYork-Presbyterian Hospital)’ 허버트 파데스(Herbert Pardes) 원장도 한국의 노령화 현상에 대해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파데스 원장은 “한국 사회와 정부는 이제 그동안 사회에 공헌해온 노년층에 투자할지, 아니면 앞으로 공헌이 많아질 젊은층에 투자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고령화 사회가 된다고 해서 나쁜 영향을 끼치는 것만은 아니라면서 사람의 수명이 연장될수록 의료 분야의 개선과 혁신이 이뤄지는 점을 긍정적 측면으로 꼽았다. 그는 특히 “노년기 우울증은 자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주변 가족을 중심으로 노인들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